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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2017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나중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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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승전> ●탕웨이싱 9단 ○안국현 8단

5보(64~75)=안국현 8단이 예정보다 빠르게 승부수를 날린 이유는,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절박함을 느껴서다. 조금 더 머뭇거리다가 하변에 흑돌이 하나 더해지는 순간, 하변과 우하를 아우르는 새까만 철옹성이 생겨버린다. 그때는 후회하며 흑집을 삭감하려고 용을 써봐도 이미 늦었다. 지금이 아니면 나중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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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현 8단의 승부수를 받아들인 탕웨이싱 9단은 고개를 숙이고 한참이나 반상을 주시했다. 자신의 안방으로 불쑥 쳐들어온 불청객을 어떻게 대접해야 하나 요리조리 고민하는 듯하다. 탕웨이싱 9단은 형세가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듯, 알기 쉽게 65로 막아선 다음 69로 끊어 간명하게 처리했다. 굳이 상대를 괴롭혀 싸움을 크게 벌이지는 않겠다는 의미다.

상대가 순한 태도를 보이자, 안국현 8단은 70으로 한 걸음 더 적진을 향해 침투했다. 상대가 고삐는 늦추는 순간을 예리하게 파고든, 프로의 승부 호흡이다. 상대의 작은 틈을 놓치지 않고, 여세를 몰아 거칠게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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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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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8단의 기세에 탕웨이싱 9단이 멈칫한 걸까, 71로 물러섰는데 이는 느슨한 대응이었다. 여기서는 기세의 대립으로 '참고도' 흑1로 막아서 백 두 점을 제압했어야 한다. 실전처럼 순순히 당해주고 나니 74까지는 백이 잘 처리된 모습. 바둑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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