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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TF초점] '안희정 쇼크' 판 엎어진 충남도지사…여야, 셈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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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쇼크'가 충남도지사 선거 판세를 '안갯속'으로 만들었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심을 돌리기 위해 고심하는 반면, 자유한국당은 기회를 잡았다는 분위기다. 사진은 지난 9일 안 전 지사가 서울서부지검에 자진 출석했을 당시. /남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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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울상' - 한국당 '반사이익?…맑음' - 바른미래당 '후보 기근'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오는 6월 충청남도지사 선거가 '엎어진 판'이 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권 후보들의 기세가 우세했으나 이젠 상황이 뒤바뀌었다.

판세에 '쓰나미'급 영향을 준 것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파문이다.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분류된 '거물급 정치인'이었던 안 전 지사가 자신의 수행비서였던 김지은 씨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었다. 의혹은 김 씨가 <JTBC>를 통해 직접 주장하면서 제기됐다. 안 전 지사는 의혹 이후 곧바로 사퇴했다.

별 탈 없이 임기를 마칠 것으로 전망됐던 안 전 지사의 성폭행 파문은 충남도지사 선거를 준비하던 여권에 큰 충격을 줬다. 임기 동안 충남도민들의 평가가 나쁘지 않았던 안 전 지사의 뒤를 여권에서 그대로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산산이 조각난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포스트 안희정'을 마케팅으로 적극 활용하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양승조 의원, 복기왕 전 아산시장도 난감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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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11일 최근 자신에게 제기된 불륜, 내연녀 공천 특혜 의혹에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효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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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하나의 변수가 더 생겨났다. 안 전 지사의 '절친'(절친한 친구)이자 문재인 정부 1기 청와대 대변인으로 충남지사로 가장 유력하게 평가됐던 박 전 대변인이 불륜, 내연녀 지방의원 공천 의혹에 휩싸인 것이다. 민주당 당원 오영환 씨가 박 전 대변인의 전 부인의 말을 빌려서까지 제기한 이번 의혹에 박 전 대변인은 11일 기자회견까지 열고 전면 부인에 나섰지만, 충격은 쉽사리 가라앉지 안을 전망이다.

우선 양 의원, 복 전 시장 등은 안 전 지사와 거리 두기를 통해 출마 계획을 이어간다는 입장이지만, 당내에서 발생하는 여러 의혹으로 여권 후보들이 약세에 처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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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충남도지사 후보군.이완구 전 총리, 이인제 전 의원, 이명수 의원.(왼쪽부터) /더팩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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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 속에서 속으로 웃고 있는 것은 자유한국당이다. 여권이 우세했던 상황이 반전되면서 한국당이 반사이익(反射利益)을 얻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현재 충남도지사 출마 예상 후보군으로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 이명수 의원, 이인제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애초 안 전 지사 파문 전까진 열세로 관측됐던 충남도지사 판세가 뒤엎어지자 한국당은 즉각 이를 기회로 활용하려는 모습이다. 홍문표 한국당 사무총장은 지난 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차기 대통령 유력 후보 1순위로 공공연하게 꼽던 안 전 지사가 도덕성과 원칙을 훼손했다"며 "민주당은 오는 지방선거에서 충남에 도지사를 비롯해, 기초단체장과 광역, 기초 의원 후보도 내면 안 된다"고 압박했다. 충남 지방선거에 '안희정 책임론'을 내세우겠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바른미래당 역시 같은 전략으로 충남을 공략하려는 모습이다. 그러나 눈에 띄는 후보가 없다는 것이 난관이다. 김용필 충남도의원이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하고 분투하고 있지만, 민주당, 한국당 후보보다 중량감이 떨어진다.

일각에선 아직까진 판세를 단정하긴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희정 쇼크'가 여권을 불리하게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안 전 지사 개인의 문제일 뿐, 여권 후보들이 철저한 거리 두기와 추후 선거운동 과정에서 도민들에게 신뢰를 주는 과정을 통해 충분히 상황을 극복할 수도 있단 분석이다.

또한 거론되는 야권의 후보군들도 막강하진 않다는 지적이다. 한국당의 경우 이완구 전 총리, 이인제 전 의원 등이 인지도가 높지만, 두 사람 모두 신선한 후보는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이 전 총리는 얼마 전까지 '성완종 리스트' 의혹으로 재판을 받아왔다.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지만, 아직 이미지를 회복하기엔 너무 짧은 기간이었단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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