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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밀착카메라] 새 학기 시작됐지만…설렘 대신 '석면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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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방학 동안 '석면 철거 공사'를 한 일부 학교에서 석면 잔재물이 검출됐습니다. 개학과 입학식이 미루어졌고 학생과 학부모들… 불편과 불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학생들로 시끌벅적 해야 할 새학기 등굣길 교문은 이렇게 굳게 잠겨있습니다.

안내문에는요.

공사로 인해서 시설 이용을 전면 통제한다는 내용이 붙어있고요.

바로 옆에는요, 공사 일정으로 입학식과 개학을 한 달 뒤로 늦춘다는 내용도 붙어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겨울방학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석면 잔재물 때문입니다.

지난달 석면 철거 직후 학부모와 환경시민단체가 채취한 시료 성분 분석에서 발암성이 강한 갈석면과 청석면이 검출됐습니다.

[학부모 : 어머니들이 날마다 나오셔서 감리자가 출근을 했는지 쭉 지켜보셨거든요. 굉장히 철저하게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면이) 나왔다고해서 많이 충격을 받은거죠.]

학사일정은 한 달 뒤로 미뤄졌습니다.

학교 측은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오히려 학부모들이 과민 반응이라는 입장입니다.

[학교 관계자 : 공기질은 아무런 이상이 없어요. (학부모들이) 물티슈 같은 걸로 아무데나 막 닦고 그걸 공식업체가 아닌 또 다른 대학에 맡겨서 나온 결과를 갖고 이렇게 됐거든요.]

학부모들은 환경단체와 함께 어제(5일) 시료를 수거해 2차 성분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경기도 오산의 한 초등학교도 석면이 검출 돼 당초 12일로 예정된 개학 날짜를 오는 26일로 연기했습니다.

문제가 된 곳은 건물 1층 행정실에서 오른쪽 유치원 쪽으로 가는 복도 바닥에서 석면 잔재물이 검출되면서부터였습니다.

모두 9개의 의심시료를 채취해 분석을 맡긴 결과 8개에서 석면 잔재물이 검출됐습니다.

석면 오염을 우려해 책걸상 등 일부 기자재도 교체할 계획입니다.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석면 잔재물이 건물 밖에서 발견돼 개학이 열흘 늦춰졌습니다.

잔재물이 발견된 자갈과 놀이터 모래는 개학 전까지 모두 수거해 교체합니다.

이번 겨울방학 기간 서울 시내 95개 학교에서 석면 철거공사가 진행됐습니다.

[최예용/환경보건시민센터 : 석면 조사대상에서 제외된 90%가 넘는 학교의 학부모들과 교사들은 굉장히 불안해하고 지금이라도 조사해서 석면이 나오면 정화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3조 원의 예산을 투입해 2027년까지 전국 학교에 남은 석면자재를 철거한다는 계획입니다.

아직도 전국 초·중·고교의 60%에 달하는 학교 13,000여 곳에서는 석면 자재가 쓰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방학 때만 공사가 가능하다는 제약이 결국 부실한 공사를 자초하게 되는 결과를 불러온다고 지적합니다.

짧은 기간에 한꺼번에 많은 현장에서 공사를 하다보니 꼼꼼한 작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황경욱/한국 석면 건축물 안전관리협회 : 200여 개가 넘는 (석면측정) 업체가 1200개 학교공사에서 비산측정과 농도측정을 하려면, 시간에 쫓기게 되고 제대로 공사를 하기가 어렵다는 거죠. 애초에 해체·제거 현장이 부실화될 우려가 있었다고 충분히 보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안전한 학습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어른들이 해야할 기본적인 책임입니다.

관리감독 강화와 제도개선이 없다면 매년 반복되는 석면 공포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인턴기자 : 김민지)

김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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