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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노조 MOU 동의 안하면 금호타이어 법정관리"...인식 같이한 정부와 채권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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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노조가 무분규 등 자구안 이행 확약서(이하 MOU)를 체결하지 않으면 법정관리(회생절차) 외에는 금호타이어 처리방안이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6일 "채권단의 신규자금 투입은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채권단과 마찬가지로 정부도 금호타이어 정상화 방법은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것밖에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노조와의 협상이 틀어지면 법정관리밖에 대안이 없다"며 "과거처럼 정부가 채권단을 압박해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동안 대안 중 하나로 거론됐던 사전회생계획제도(P플랜)에 대해서도 정부는 채권단의 생각과 같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과 법정관리의 장점을 결합한 P플랜에 들어가려면 채권단의 신규자금 투입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지난 2일 금호타이어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사업 부진 등으로 정상화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채권단이 신규자금을 투입한다고 해도 금호타이어가 회생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며 “P플랜 역시 채권단의 과도한 신규자금 투입이 불가피해 채권단 간 합의가 어렵다”고 말했다.

◇ 정부 "노조가 MOU 동의 안하면 법정관리밖에 대안 없다"

6일 정부와 채권단에 따르면 채권단과 마찬가지로 정부도 금호타이어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유일한 원매자인 중국 타이어기업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채권단 실사 결과, 금호타이어의 존속가치는 4600억원으로 청산가치인 1조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금호타이어를 살리는 것보다 청산하는 게 낫다는 의미다. 2013년 3459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중국사업 부진으로 등으로 지난해 1569억원의 적자(잠정)를 기록했다.

금호타이어의 세금·이자·감가상각비 차감전 이익은(EBITDA) 대비 차입금은 17배다. 즉, 차입금 상환에 쓰이는 돈이 많아 적자 구조를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의 EBITDA 대비 차입금은 각각 1.6배, 2.6배다.

더블스타는 노조의 MOU 체결을 전제조건으로 금호타이어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6463억원을 투입, 지분 45%를 확보해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확보하기로 채권단과 합의했다. 유상증자 이후 채권단의 지분율은 45%에서 23%로 낮아져 2대 주주로 바뀐다.

더블스타는 또 근로자 고용을 3년간 보장하고 시설자금용으로 2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또 5년간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기로 했다. 금호타이어가 적자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하더라도 더블스타가 최소 5년간 금호타이어를 책임져야 하는 구조다.

그러나 금호타이어 노조는 더블스타 인수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과거 쌍용차 사태처럼 신규투자 없이 기술유출, 국내 자산반출 등의 부작용만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노조는 지난 3일부터 2시간 부분 파업을 벌이고 있고 노조 간부들이 광주공장 인근 송신탑에 올라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오는 15일에는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 노조 "차라리 법정관리가 낫다"…"법정관리 가면 국내 공장은 청산 1순위"

노조 내부에서는 더블스타에 인수되느니 차라리 법정관리가 낫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정부가 아무 조치 없이 금호타이어를 청산토록 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광주공장 등 국내 공장은 모두 청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화 생산설비 등을 갖춘 미국 조지아, 중국, 베트남 등 해외공장의 경우 더블스타 등이 헐값에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

금호타이어 차입금 규모는 국내 본사 1조3000억원, 해외 현지법인 1조1000억원 등 총 2조4000억원이다. 중국법인의 중국금융기관 차입금만 7000억원이다. 국내 금융기관이 차입금 상환을 유예한다고 해도 중국 금융기관은 차입금 회수에 나서게 돼 결국 해외공장은 매각 절차를 밟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남은 자산 중 매력도가 높은 조지아 공장, 중국 공장 등은 헐값에 글로벌 타이어 업체나 자동차 업체가 인수해갈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은 청산돼 대규모 해고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kalssa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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