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영능력도 확인 안돼
신규자금투입 부담 변수 작용
안전장치 없으면 ‘먹튀’가능성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매각을 추진하면서 더블스타에 ‘집착’하는 배경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더블스타는 재무상황이나 경영역량에서도 열악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매각 조건도 당초 더 많은 자금투입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SK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5일 헤럴드경제가 입수한 더블스타의 분기보고서 및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말 기준 더블스타의 자산규모는 78억위안(약 1조3349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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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금호타이어 총자산은 5조1051억원이다. 연간 5400만본의 생산능력 갖춘 금호타이어는 국내 2위, 세계 14위다. 더블스타는 트럭 및 버스용 타이어(TBR)만 주로 생산하는 글로벌 34위다.
실적차이도 엄청나다. 금호타이어는 비록 지난해 영업적자를 냈지만 2011년부터 3분기말까지 평균 211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더블스타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평균 54억원에 그쳤다. 지난해는 3분기 동안 39억원(2283만위안)에 불과했다.
게다가 더블스타는 실적하락세다. 총영업수익은 2011년 1조775억원(약 63억위안)에서 지난 2016년 2084억원(약 12억위안) 수준까지 뚝 떨어졌다.
채권단은 지난 2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더블스타의 자금 6463억원을 유치하고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확보되는 지분은 45% 정도로 더블스타가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새우가 고래를 먹는 격’이다.
더블스타가 어떻게 6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할 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채권단은 지난해 말 SK가 제안한 7000억원대 유상증자를 신규자금투입 부담 등을 이유로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시너지를 낼 만한 유력 기업들을 타진해봤지만 노조문제에 걱정이 많고 이에 대해 고개를 젓는다”며 “더블스타는 지난해 구주매각을 추진하던 당시 의견접근이 있었고 조금 더 상황이 나았다. 더블스타 외에는 의미있는 논의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더블스타는 금호 브랜드를 통해 ‘미드투하이’(Mid-to-high) 제품을 생산하고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금호타이어 중국공장을 발판삼아 자국과 동남아, 아프리카 등 ‘미드투로우’(Mid-to-low)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금호타이어는 874개 독자기술과 50여 건의 글로벌 특허권 등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더블스타가 인수에 성공하면 글로벌 10위권 업체로 도약할 수도 있다.
중국 상하이차는 지난 2004년 쌍용차 인수 후 1년 반 만에 대규모 정리해고 계획을 발표하고 4년 간 거의 국내 투자를 하지 않았다. 한국지엠도 결국 철수설이 불거졌다.
이대현 수석부행장은 “산업적 특성상 자동차 공장이 있으면 타이어공장이 함께 존재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생산성을 높이고 국내 타이어시장이 유지된다면 더블스타가 떠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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