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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놓고 재대립…부분파업에 생산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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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3~4일 부분 파업..총파업 예고

"먹튀 논란 여전"vs"3년 고용보장" 대립구조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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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금호타이어(073240) 채권단이 한차례 실패했던 중국 더블스타를 다시 매각 상대로 선택하면서 기술 유출과 고용 불안정 등 ‘먹튀(먹고 튀기의 줄임말)’ 논란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노동조합이 해외 매각에 반대해 강경한 대응을 예고하고 있어 채권단과의 대립구도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4일 금호타이어 노조는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을 반대하며 철탑농성과 함께 전일부터 이틀간 2시간씩 부분 파업을 벌였다. 이로 인해 지난 3일 하루 광주공장과 곡성공장 등 국내 사업장의 타이어 생산이 중단됐다

금호타이어 노조 관계자는 “KDB산업은행 등 채권 금융기관의 갑작스러운 해외매각 추진 발표로 인해 당초 계획했던 23일 총 파업 일정을 당기려고 한다”며 “공동대책위원회 등과 논의해 총파업 일정을 빠른 시일 내 조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인수 후보에 더블스타가 다시 등장하면서 ‘먹튀’ 논란도 재점화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우려는 일자리 부문이다. 중국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 후 기술력을 키우고 인수 자금을 충분히 회수하고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국내 공장을 폐쇄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중국 상하이차는 지난 2004년 쌍용차 인수 당시 국내 생산설비 투자와 고용 유지를 약속했지만, 인수 후 1년 반 만에 대규모 정리해고 계획을 발표하고 4년간 거의 국내 투자를 하지 않은 전례가 있다.

금호타이어가 우리 군 전투기와 훈련용 타이어를 생산하는 타이어업체 유일의 방위산업기업이라는 점도 해외 매각을 경계하는 배경으로 언급된다. 금호타이어가 해외로 매각될 경우 국방부에 납품하고 있는 전투기타이어와 군용타이어 등 납품 차질이 예상된다. 방산업체를 해외에 매각하기 위해서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로워 금호타이어 방산 부문만 제외하고 매각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기술 유출 우려도 연장 선상에 있다. 더블스타는 트럭 및 버스용 타이어(TBR)을 주로 생산하는 세계 34위 업체다. 874개의 독자기술과 글로벌 특허권 50여건을 보유하고 있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승용차용 타이어(PCR)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한 후 중국 정부의 지원 등에 힘입어 몸집을 키우면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 등 국내 업체를 위협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 노조와 채권단 간의 대립 구도는 쉽게 무너지지 않을 전망이다.

산은은 금호타이어 경영 정상화의 열쇠가 중국 법인 조기 정상화에 달린 만큼 중국 자본 유치를 통한 회생이 가장 합리적인 대안으로 판단하고 올 상반기 중에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에 매각하기로 했다.

다만 금호타이어 노동자 고용을 지분 인수 후 3년간 보장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지난해 협상에서 더블스타는 2년 고용보장을 제시했고 채권단은 5년 고용보장을 요구했었는데 3년으로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회사 지분 매각을 더블스타는 3년, 채권단은 5년간 제한한다는 조건도 달았다. 더블스타는 지분 인수 후 5년이 경과하거나 채권단이 지분을 모두 처분하기 전까지 최대 주주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달리 말하면 5년 뒤에는 더블스타가 국내 공장 문을 닫고 떠날 수 있다는 뜻이다.

노조가 해외 매각에 지속적으로 반대한다면 법정관리에 돌입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채권단이 노사 자구안 이행 합의 기한을 한달 연장하며 법정관리는 당장 면했지만 시한내에도 노조의 반대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먹튀’ 방지에 대한 더블스타의 명확한 입장 표명과 채권단 차원의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며 “향후 금호타이어 노사 교섭 및 채권단과 더블스타 간 협상에서 이런 우려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파국으로 치닫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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