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노조 반대에 부닥친 금호타이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더블스타와의 매각 협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을 이끌고 있는 산업은행은 2일 "올 상반기에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를 매각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는 금호타이어 노조의 협조 여부에 달려 있다. 더블스타는 노조가 해외 매각에 계속 반대한다면 금호타이어 인수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이날 "채권단이 더블스타로 매각을 중단하지 않으면 총파업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이달 말까지 노조가 수용을 안 하면 법정관리로 가는 수밖에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채권단이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에의 매각을 결정한 것은 고비용 원가 구조를 갖고 있는 금호타이어 존속 가치는 4600억원에 불과한 반면 빚잔치를 벌인 후 청산 가치가 존속 가치의 2배가 넘는 1조원에 이른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현재 금호타이어는 산은 등 금융회사에 2조4000억원의 빚을 지고 있다. 최근 3년(2015~2017년) 누적 적자만 1940억원이다. 임금 상승률도 연평균 13%를 넘는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그동안 금호타이어 노조에 임금 삭감, 복지 축소, 생산성 향상 등 회사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자구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를 못 얻었다.
채권단은 해외 매각을 피하면서 금호타이어를 회생시킬 수 있는 다른 방안을 찾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채권단이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을 통해 금호타이어를 살리려면 기존 대출금을 자본금으로 전환하고 대규모 신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하지만 1조5000억~1조8500억원을 금호타이어에 넣더라도 정상화가 어렵다는 게 채권단의 계산이다.
더블스타는 채권단과의 매각 협상에 성공하면 금호타이어 유상증자에 참여해 6463억원을 투자하고 지분 45%의 최대 주주가 될 수 있다.
문제는 금호타이어 노조의 반대이다. 이대현 산은 수석부행장은 "더블스타는 노조가 반대하면 자기들은 (금호타이어 인수에) 들어오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노조가 계속 반대하면 외자 유치가 안 된다"고 했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더블스타로 매각을 계속 반대하면서 채권단이 요청한 임금 삭감 등 방안을 이달 안에 내놓지 못하면 법정관리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부행장은 "법정관리를 가급적 피하고 싶은데 마지막까지 노조가 수용을 안 하면 다른 대안이 없다"고 했다.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청산 가치가 존속 가치의 2배가 넘기 때문에 청산 가능성이 높다는 게 채권단 분석이다.
금원섭 기자(capedm@chosun.com);정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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