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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노조 반대·中 자본 거부감, 금호타이어 매각 난항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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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운명은下]1차와 다른 상황 "법정관리가면 청산" 우려

뉴스1

이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이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호타이어 향후 처리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18.3.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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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마지막 카드를 꺼냈지만 노조 반대와 중국 자본에 대한 여론의 거부감이 여전해 거래가 성사될지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해외매각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금호타이어 노조는 23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매각이 성사되려면 매수자가 납득할만한 자구안이 필요한데 협상이 아예 시작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GM이 인수한 한국지엠의 군산공장 폐쇄 조치로 외국계 자본의 국내기업 인수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금호타이어와 채권단이 풀어야할 숙제다.

◇ 이번에도 매각 무산되면 법정관리 "한진해운 사태 재현될라"

이번 재매각 추진은 지난해 초 진행된 매각작업과 상황이 다르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를 처음 타진했을 때는 우선매수권을 가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이라는 경쟁자가 있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더블스타가 제시한 금액 이상의 자금만 조달하면 국내 기업 품에 안길 여지가 있었다. 이 때문에 당시에는 중국계 자본 개입은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상황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을 지난해 9월 포기하며 반전됐다. 더블스타로의 매각 무산 후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자구안을 제시했지만 채권단이 승인하지 않으며 손을 뗐다.

결국 이번에도 매각이 무산되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 채권단은 금호타어이가 다른 회사의 수준으로 인건비를 절감하는 등 자구계획을 이행해도 계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조금 높은 수준(1575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분석했다.

자력회생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로 법정관리에 따른 구조조정 작업 후 다시 매각을 추진하는 것도 어렵다.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거래선이 모두 끊겨 인수후보를 찾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서다. 옛 한진해운이 대표적인 사례다.

◇ 채권단 양보에 양보 "금호타이어 그만큼 절박"

채권단이 노조 반발을 예상하고도 더블스타로의 재매각 추진을 못 박은 것은 그만큼 금호타이어가 절박한 여건에 처했다는 의미다.

이같은 위기감은 매각조건과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금호타이어 매각 조건에는 고용보장 3년, 재매각 3년 금지 등이 포함됐다. 채권단 스스로는 5년간 지분매각 금지요건을 투자협상안에 넣었다.

매각방식 역시 지난해에는 채권단 보유지분(구주)을 파는 방식에서 신주 투자(유상증자)로 더블스타에 지분을 안겨주는 방법으로 변경했다. 이 경우 산업은행의 지분율은 기존 42%에서 23.1%로 떨어지지만 더블스타를 견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한국지엠 사태 이후 외국계 자본의 국내기업 인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여론이 불거지자 견제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지분을 매각하고 나오는 게 가장 편하지만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해 채권단이 최대한 양보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은 양보할 수 있는 만큼 물러선 상황"이라며 "매각은 뼈아픈 일이지만 청산까지 우려되는 만큼 노사가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때"라고 말했다.
haezung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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