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운명은上]최후통첩 채권단 "中공장 부실, 더블스타가 적임"
이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이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호타이어 향후 처리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주채권인 KDB산업은행은 이날 더블스타와의 투자협상을 통해 투자금액 6463억원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더블스타는 또 3년 고용보장, 최대 2000억원 규모의 시설자금 용도 신규자금을 제공하며 더블스타와 채권단은 각각 3년과 5년의 매각제한 조건에 합의했다. 단 더블스타는 5년 경과 또는 채권단이 모든 지분을 매각할 때까지 최대 주주를 유지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2018.3.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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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노조에 최후통첩을 보냈다. 중국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는 것 외에 회사를 살릴 방법이 없으니 고임금·저생산성 문제 해소를 위한 노사 자구안을 내놓으라는 통보다.
청산가치가 존속가치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난 금호타이어는 매각무산 후 법정관리 절차를 밟아도 자력회생을 기대하기 힘들다.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친 뒤 재매각을 추진하는 방법이 있지만 영업 네트워크가 무너진 타이어 회사를 인수할만한 업체는 없다.
◇ 더블스타 매각 카드 공개 "해외매각 아니면 공멸"
2일 이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여의도 본점에서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 재매각을 추진한다는 방안을 밝혔다.
매각은 유상증자를 통해 더블스타가 주당 5000원, 총 6463억원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경우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지분 45%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채권단의 지분율은 42%에서 23.1%로 줄어든다.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 매각을 다시 추진하기로 한 배경에는 채권단 관리 아래서 더 이상 회사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자리 잡았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의 청산가치와 계속가치를 각각 1조원, 4600억원으로 분석했다. 해외매각이 이뤄지지 않으면 공멸할 수밖에 없으니 그 전에 만족할만한 노사 자구안을 가져오라는 의미다.
◇ 고임금 경영부실 원인 지목, 강도 높은 자구안 요구할 듯
이같은 의도는 채권단이 지목한 회사 부실의 원인을 살펴봐도 엿볼 수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부실 원인의 하나로 인건비 등 고정비용 증가를 제시했다. 시장점유율 하락 등 회사 경영은 어려워졌는데 고임금·저생산성 구조가 계속되며 위기가 가중됐다는 것이다.
채권단 조사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생산직 평균임금은 2014년 16.3%, 2015년 4%, 2016년 18.9%로 올랐다. 2016년 기준 금호타이어 생산직 1인당 평균 연봉은 6900만원으로 경쟁사를 웃도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거래의 성사는 고임금·저생산성 해소를 위해 노사가 어떤 자구안을 마련하는데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매수주체인 더블스타가 만족할만한 자구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나올 수 있어서다.
최근 금호타이어 노사는 생산직에서 5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는 안을 채권단에 내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사측이 제안한 958억원의 50% 수준으로 해당안은 채권단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외매각 추진시 합의 조건을 내건 노조의 고통분담 수준이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 中 자본 반감에도 또 더블스타 왜?…중국법인 정상화 적임 판단한 듯
쌍용차 사태 이후 중국 자본에 대한 경계심이 커진 상황에서 채권단이 또 다시 더블스타 카드를 선택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중국 자본에 대한 여론의 거부감에도 더블스타를 선택한 것은 이 회사 외에는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절박함 때문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중국 공장 부실을 지목했다. 금호타이어는 중국에 남경, 천진, 창춘 등에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다. 2006년부터 2009년 빚을 끌어 모아 중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지만 가동률이 이를 받쳐주지 못했다.
이 회사 차입금은 2006년 2조원에서 2009년 3조6000억원으로 1조6000억원가량 증가했다. 금호타이어는 확대된 생산설비 가동을 끌어올릴 목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저인치 타이어 판매에 집중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갉아먹었다. 이 과정에서 중국 공영방송 CCTV가 천진공장의 폐타이어 배합률 과다 사용 문제를 제기(2011년)해 판매량이 급감했다.
채권단은 2010년 이후 8000억원을 직·간접 지원했으나 중국법인 정상화에 실패했다고 언급했다. 중국법인 부실을 해소하지 않는 이상 회사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려운데 더블스타가 적임자라는 것이다.
4500여곳에 달하는 더블스타의 중국 판매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중국 내수판매 확대에 따른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게 채권단 기대다.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중국계 금융기관 차입금(7000억원가량) 연장도 가능할 것으로 봤다.
haezung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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