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463억원 자본 유치·채권단 최대 2천억 신규출자로 경영정상화
"이달 말까지 노사 합의 안되면 법정관리 말고 대안 없어"
금호타이어 처리 방안 발표하는 이대현 수석부행장 |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박의래 기자 = 금호타이어[073240] 채권단이 중국의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로부터 6천400억원대 유상증자를 받고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을 추진한다.
더블스타가 3년간 고용을 보장하고, 지분도 3년간 매각하지 않는다는 조건이다. 채권단은 시설자금 용도로 최대 2천억원을 출자한다.
단, 금호타이어 노조가 해외 매각을 끝까지 반대하면 협상이 성사되기 어려워 결국 법정관리라는 파국을 맞을 수도 있다.
산업은행은 더블스타와 주당 5천억원, 모두 6천46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2일 밝혔다.
계획대로 유상증자가 되면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지분 45%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되고, 채권단은 지분이 42%에서 23.1%로 줄어들게 된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의 조속한 경영정상화와 중국법인 정상화, 채권단 손실 최소화의 관점에서 더블스타와 협상이 가장 합리적인 대안으로 봤다"며 "더블스타가 제시한 비전과 운영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커 보여 투자협상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투자 조건으로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고용을 3년간 보장하기로 했다. 지분 매각은 더블스타는 3년, 채권단은 5년 제한된다.
더블스타는 5년이 지나거나 채권단이 보유 지분을 완전히 다 팔 때까지 최대주주를 유지해야 한다.
채권단이 지분을 시장이 아닌 다른 투자자에게 팔 땐 더블스타가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게 된다.
채권단은 최대 2천억원을 신규로 대출해주되 시설자금 용도로만 쓰게 할 방침이다.
계약금은 총 투자액의 5%인 323억원이다. 채권단과 더블스타는 올해 상반기 중 협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단, 금호타이어의 방위산업 관련 정부 승인과 상표권 사용, 채권 연장 등이 선행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채권단은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의 경영권을 인수하게 되면 생산 네트워크의 확장, 생산 능력과 기술 공유 등 시너지로 매출규모 기준으로 글로벌 10위권 업체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더블스타가 보유한 4천500개의 중국판매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금호타이어 중국 공장도 정상화 되고, 중국 현지 금융기관의 차입금 연장 여건도 개선돼 유동성도 개선될 것으로 봤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실사 결과 이런 외부자본 유치에 따른 정상화 방안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실사 결과 금호타이어의 계속기업 가치가 4천600억원으로, 청산가치(1조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금호타이어 처리 방안 중 하나인 채권단 공동관리 체제에서는 신규자금 투입과 출자전환 등으로 1조5천억∼1조8천500억원이라는 막대한 유동성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자금 중 7천500억원이나 중국 법인의 빚잔치에 사용되지만 중국 법인의 정상화가 담보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단기 법정관리인 'P플랜'(프리패키지드 플랜) 추진도 채권단간 합의 난항과 중국 법인 문제로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봤다.
산업은행은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한 경영권 이전 방안을 공개하면서 금호타이어 노조의 동의가 필수조건임을 밝혔다.
산업은행은 사실상 노사 합의가 수반된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 합의서 제출 시한을 이달 말까지로 연장했다.
이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더블스타는 노조가 반대하면 자기들이 들어오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이달 말까지 노사합의가 안 되면 법정관리 말고는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