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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불모지'에서 피어난 '설상의 기적'…'배추보이'와 '아이언맨'이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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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켈레톤 윤성빈에 이어 스노보드 이상호 '값진 은메달'…열악한 훈련 환경과 무관심 속에서 이뤄낸 '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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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평창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배추보이' 이상호. /강릉=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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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 종목의 '불모지' 한국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윤성빈의 스켈레톤 금메달에 이어 이상호가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이상호(23)는 24일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한국에 값진 은메달을 안겼다.

예선을 3위로 통과한 이상호는 16강에서 드미트리 사르셈바예프(OAR), 8강에서 오스트리아의 벤야민 칼을 차례대로 꺾었다. 이어 준결승에서 슬로베니아의 잔 코리스를 0.01초 차이로 이기며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서 스노보드 강자 네빈 갈마리니(스위스)의 벽에 막혔지만 썰매 종목을 제외한 한국 설상 종목 최초의 메달을 따냈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종목에서 얻어낸 소중한 성과다.

강원도 정선 출신의 이상호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스노보드를 탔다. 집 근처 고랭지 배추밭을 눈썰매장을 개량한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하며 '배추보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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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초 설상 종목 금메달을 딴 스켈레톤 남자 국가대표 윤성빈. /평창=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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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메달밭'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 비해 설상 종목은 전체 메달의 절반이 걸려있지만 그간 예선 통과도 어려워 주목받지 못했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를 시작으로 한국은 동계올림픽에서 대부분 빙상 종목에서 메달을 수확했다.

그런 무관심과 열악한 훈련 환경 속에서 윤성빈에 이어 이상호가 메달을 따내며 쾌거를 이뤄냈다. 16일 남자 스켈레톤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 한국 설상 스포츠 첫 메달을 안긴 '아이언맨' 윤성빈도 국내 시설이 열악해 바퀴가 달린 썰매를 타고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훈련하곤 했다. 또 설상 종목은 훈련 환경은 물론이고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이상호와 윤성빈이 한국 설상 스포츠 '최초'의 역사를 개척하면서 동계스포츠의 전반적인 발전이 기대된다. '썰매'에 스켈레톤 윤성빈이 있었고 '스키'에는 스노보드 이상호가 있었다. 무엇보다 두 선수가 보여준 피나는 노력과 최고를 향한 집념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줬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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