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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e갤러리] 방치한 공터에도 봄은 오는가…범진용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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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작

한 번쯤 봤을 법한 '꿈' 풍경으로 녹여

어두운 색 거친 붓질…마음 긁어낼 듯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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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잔뜩 가라앉은 하늘. 저 멀리 낮지도 높지도 않은 회색건물과 그들을 앞세운, 개발 중인 것도 아닌 것도 아닌 척박한 공터가 보인다.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아마 눈 녹는 계절 끝 무렵일 거다. 한 해 중 가장 스산한 그때.

작가 범진용은 자주 ‘꿈을 기록’한다. 한 번쯤 봤을 법한 장면을 풍경의 형태로 녹여내는 것이다. 그는 꿈을 ‘의식과 무의식의 분열’쯤으로 보는 모양이다. ‘분열’이란 단어가 주는 폐쇄적이고 불안정한 분위기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풍경’(2016)은 그나마 순한 편에 속한다. 무엇 하나 튀는 요소는 없다. 하지만 불안한 방어기제가 슬쩍 삐져나와 작동을 시작한다. 어두운 색과 거친 붓질이 마음을 긁어내릴 듯 달려드는 탓일 거다.

내달 7일까지 서울 종로구 북촌로5길 누크갤러리서 김지희·박소영·오현경·이의성과 여는 5인 기획전 ‘그리고 구르다’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 151×211㎝. 작가 소장. 누크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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