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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IT 프로그램으로 뇌가 발달할 수 있을까? 두뇌 활동 훈련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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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 훈련 산업’이라는 분야가 있다. 2005년 닌텐도에서 ‘매일매일 DS 두뇌 트레이닝’이 큰 성공을 거둔 뒤 루모시티, 캐럿뉴로테크놀러지 등 두뇌 훈련 기업들은 과장 광고 논란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 덕에 머리가 좋아졌다는 확실한 근거도 없지만, 효과가 전무하다는 근거 또한 희박하다. 때론 멍 때리는 순간도 필요하겠지만 정기적으로 두뇌 학습 프로그램에 집중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시티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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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k’라는 앱이 있다. 생각의 속도, 즉 빠릿빠릿한 두뇌 활동을 위한 훈련 프로그램이다. 구체적으로 민첩성, 순발력, 기억력, 집중력, 문제해결력을 검증하는 미니게임으로 이뤄져 있다. 게임들의 구조를 보면 매우 단순하지만 사실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게임들이다. 예를 들어 ‘트루 칼라’라는 미니 게임에서는 방금 본 도형의 모습과 색깔을 기억했다가 다음 화면에 나타난 도형과의 동일 여부를 빠르게 판단해야 한다. ‘슬라이더’라는 게임에서는 퍼즐 블록을 가급적 적은 횟수 안에, 그러나 빠르게 움직여 조합해야 한다. 한 번에 한 가지 생각만 하는 게 아니라 동시에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하면서 문제 해결 능력을 훈련하는 방식이다.

‘루모시티’는 더욱 유명한 두뇌 훈련 프로그램이다. 기억력 향상을 도와주는 ‘Memory Match’(도형이 순서대로 보여지는데 이전에 보여진 도형과 같으면 ‘Yes’, 아니면 ‘No’를 누르는 단순한 게임), ‘Memory Match Overdrive’(그림카드가 네 개가 제시되고 한 턴마다 마지막 카드가 없어지는데 첫 번째 카드와 네 번째 카드의 일치, 불일치를 맞추는 게임), ‘Memory Matrix’(격자 기억), ‘Pinball Recal’(방향 기억력), ‘Tidal Treasures’(사물 기억력) 등과 집중력, 문제해결능력, 순발력, 속도, 언어, 수학 등을 이용해 두뇌 능력을 향상시킨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또는 PC 등을 이용해 훈련에 임할 수 있는데, 1달에 얼마, 1년에 얼마 등 일정액을 지불하고 매일 새로운 게임에 도전하게 된다. 하루에 투자해야 하는 시간은 짧으면 5분, 길어야 15분이면 오케이이다. 효과를 입증하고 말고를 떠나 잠시나마 정신을 집중한다는 점에 두뇌 향상 프로그램의 가치를 둘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과 함께 꼭 병행해야 하는 일, 어쩌면 프로그램보다 백배는 더욱 중요한 게 바로 ‘달리기’다. 머리가 빨리 돌아가고 말고는 두뇌에 얼마나 많은 산소가 공급되고 있는가에 달렸다. 두뇌는 신체 무게 가운데 2% 정도에 해당하는 작은 곳이지만 그곳에서 사용하는 혈액은 전체의 20%에 달한다. 100억 개의 뇌세포를 정상적으로 가동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산소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뇌에 혈액을 강력하고 충분하게 보내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것은 IT가 아닌, 아날로그의 근본인 신체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전신에 피를 보내는 곳인 심장이 정상적으로 활동해야 뇌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된다. 그 방법으로 심장 근육을 키우고 신진대사를 높이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달리기 등 유산소운동과 근육운동의 병행을 주장한다. 하루에 한 번은 숨이 넘어갈 정도로 달려줌으로써 호흡펌프 기능을 최상급으로 유지시켜주도록 하고, 정지된 상태에서도 우리 몸을 꾸준하게 움직이도록 해 주는 근육량을 늘려줌으로써 ‘근육펌프’를 활성화 해주는 게 필요하다. 이런 기본이 된 이후에 ‘루모시티’나 ‘Peak’도 해야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의 정답은 ‘두뇌 게임, 하지 않을 이유는 없지만, 일단 두뇌에 산소 공급 먼저 해놓고 하자’이다.

[글 이영근(IT라이프스타일러) 사진 Peak, 픽사베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17호 (18.02.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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