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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숨은 강자` 한국콜마, CJ헬스케어 안고 제약·뷰티서 포효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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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앞에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기업간거래(B2B) 위주로 영업해온 한국콜마가 CJ헬스케어를 인수하게 되면서 제약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당장 양사의 지난해 매출을 합치면 제약업계 2위 수준이다.

한국콜마는 제약업계가 몇 년 전부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키워온 화장품 분야에서 이미 막강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에 더해 장기적으로 의약품·기능성음료에 대한 CJ헬스케어의 개발·생산·판매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전날 CJ헬스케어를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바로 본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가격은 1조3100억원으로 입찰에서 최고가를 제시한 건 아니지만 고용보장을 약속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가격이 비싸다는 의견도 있다. 김영옥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CJ헬스케어의) 신약개발 가능성을 높게 부여하기 힘들고 복제약 위주의 포트폴리오인 상황에서 한국콜마가 지불한 대가는 다소 비싸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한국콜마와 CJ헬스케어의 시너지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당장 매출 규모를 기준으로 제약업계 2위로 뛰어오르며 회사 이름을 더 많이 알릴 수 있게 됐다. 한국콜마와 CJ헬스케어는 지난해 각각 8216억원과 520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단순 합산한 1조3424억원이면 유한양행(1조4622억원)에 이은 제약업계 2위다.

이전까지 한국콜마는 화장품·제약 사업 모두 위탁생산 위주의 사업을 해 직접 파는 제품이 없었다. 특히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되는 컨디션·헛개수를 통해서도 브랜드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약업계 관계자는 전망했다.

제약업계가 새로운 먹거리로 설정한 화장품 분야는 한국콜마의 본업이다. 제약업계는 의약품 제조 노하우를 활용한 코스메슈티컬(의약품+화장품)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키워왔다. 주요 제약사 중에서만도 유한양행, 대웅제약, 종근당, 일동제약, 동국제약, 동화약품 등이 화장품 사업을 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제조업자 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코스맥스와 업계 1~2위를 다투고 있다. CJ헬스케어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뒤 한국콜마는 "화장품 글로벌 ODM기업으로서의 기술력을 더해 더마톨로지(Dermatology), 코스메슈티컬 영역에 있어서도 경쟁력 있는 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매출 8216억원 중 약 6000억원을 화장품제조로 벌었다.

제약사의 면모도 완벽하게 갖출 수 있게 됐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기준 의약품 위탁생산(CMO)를 통해 19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이번에 CJ헬스케어를 인수하면서 직접 의료진들에게 영업할 수 있는 조직을 갖추게 됐다.

지난해 준공한 제약 제2공장에서 CJ헬스케어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강수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국콜마의 제약 2공장은 디자인 캐파(생산능력) 대비 20% 가량만 설비가 들어와 있다"며 "증설 당시 이전까지 생산하지 않았던 점안제, 주사제 등으로 생산설비를 확대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다만 당장 제약업체로서 두각을 나타내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도 빡빡한 상황"이라며 "복제약 위주인 CJ헬스케어를 인수하고 연구·개발(R&D) 투자를 활발히 하기는 힘들지 않겠냐"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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