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화제작 ‘셰이프 오프 워터’
1960년대 미·소 냉전시대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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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이 3월 초 미국에서 열리는 제 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작품상?감독상?여우주연상 등 13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있다.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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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와중에 미국의 비밀스러운 연구센터에서 물고기인 듯 인간인 듯 낯설고 기이한 생명체에 대한 실험이 진행되려 한다. 괴생명체를 가둬놓은 연구실은 보안이 엄중한 것 같지만 꼭 그런 건 아니다. 엘라이자(샐리 호킨스 분) 같은 청소부는 이곳에도 출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2일 개봉하는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은 전혀 다른 생김새의 이질적 존재와 생명체로서 공감을, 나아가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다. 중심인물은 물론 엘라이자. 쇠사슬에 묶인 채 짐승처럼 학대 당하던 괴생명체에 엘라이자는 호기심 반, 연민 반 조심스레 다가가 소통의 문을 연다. 몸짓과 손짓을 통해서다.
어쩌면 엘라이자도 조금은 남과 다른 존재다.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그녀는 다른 사람과 수화로 소통한다. 본래 사람 말을 할 줄 모르는 괴생명체 입장에서는 조금도 이상할 게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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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리 호킨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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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시대라는 배경은 폭력적이고 위압적인 시대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연구센터의 보안책임자 스트릭랜드(마이클 섀넌 분)는 그런 폭력성을 집약한 듯한 남자다. 영화 ‘테이크 쉘터’, 드라마 ‘보드워크 엠파이어’ 등 광기어린 연기에 정평이 나 있는 배우 마이클 섀넌이 연기하기에 맞춤한 캐릭터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매력이라면 현실과 판타지를 뒤섞는 듯한, 아니 판타지 같은 이야기를 생생한 현실처럼 눈앞에 펼쳐내는 시각적 연출력이다. 첫 장면부터 방 안을 가득 채우는 물의 이미지가 대담하고 강렬하다. 눈을 깜박이는 방식 등 물에 사는 괴생명체의 특징을 표현하는 데에도 각별히 공들인 태가 역력하다.
참고로 괴생명체를 연기한 사람은 더그 존스. 영화 ‘헬보이’의 양서류 닮은 캐릭터 에이브사피엔,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의 판타지 괴물 판 등 특수 수트를 입는 캐릭터에 익숙한 배우다. 달리 말하면 이들 영화를 연출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과 여러 번 호흡을 맞춘 사이다.
판타지라면 일가견 있는 감독 기예르로 델 토로의 이력에서도 이번 영화는 작가적 역량과 취향이 한껏 발휘된 정점으로 꼽힐만하다. 대중적 흥행은 몰라도 비평적 안목을 자랑하는 영화 팬들에게는 충분히 만족을 줄 수 있는 영화다.
냉전 시대, 괴생명체, 19금 로맨스를 결합해 사랑의 정수가 무엇인지 펼쳐내는 각본 역시 지인의 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감독이 직접 썼다. 드라마 ‘왕좌의 게임’ 등을 썼던 바네사 테일러가 공동각본가로 참여했다.
3월 초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작품상·감독상·여우주연상 등 무려 13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있다. 올해 최다 후보작이다. 앞서 골든글로브에도 최다 후보에 올랐는데 수상 결과는 ‘쓰리 빌보드’(3월 15일 개봉)에 작품상 등을 내주고 감독상·음악상을 받는 데 그쳤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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