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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커피 대신 차(茶)를 마셔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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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차의 기분'

뉴스1

차의 기분 표지. 웨일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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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차(茶)는 왜 마실까. 삶에는 어떤 의미를 줄까. 차는 어떤 이에겐 위로가 되고, 또 다른 이에겐 휴식이 된다. 대화가 되고, 때로는 시(詩)가 되기도 한다. 미국의 소설가 앨리스 워커는 차를 즐기는 영국인을 두고 '집에서 소풍을 즐긴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책 '차의 기분'을 쓴 사루비아 다방의 김인 대표는 "외로워서 차를 마신다"고 했다. 그 옛날 추사 김정희나 다산 정약용도 외로워서 차를 마셨을 거라고 했다. 외로워서 마시고, 마시다 보면 외로운데, 그 외로움 속에서 문득 인생의 비밀을 알아차리기도 한다고 했다. 차는 외로움을 달래면서도, 외로움을 고양한다는 것이다.

차는 커피보다 조금 더 느린 호흡으로 우리를 가라앉힌다. 그 느림이 위로와 휴식을 준다. 그러나 같은 이유로 인해 많은 사람이 차를 마시기 어려워한다. 차의 종류나 기원에 대해서 알아야 할 것 같고, 찻잔이나 다기를 제대로 마련해야 할 것 같고, 마시면서 다도를 갖춰야 할 것만 같은 부담감도 느낀다.

저자는 "차를 마시는 일이란 속이 시끄러워 불쑥 걸레를 빨고, 바닥을 닦는 일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좀 더 편하고 고요한 시간을 선물해주는 것만 다를 뿐이라고 했다. 책 '차의 기분'은 차를 마시는 일이 시를 읽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인생에 대한 하나의 정갈한 태도라는 점을 설명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차 한 잔으로 일상이 깊어질 수 있음을 느끼고 찻물을 올리고 싶어진다. 책이 소개하는 차의 여러 이점 가운데 '가만히 있는 시간이 는다'는 대목이 특히 와닿는다. 호로록 차를 마시며 숨을 고르다 보면, 삶의 무게에 휘둘리며 잊었던 일상으로 잠시 되돌아올 수 있다. 그 짧은 시간은 삶의 무게를 이겨낼 힘을 준다.

"십 년 넘게 차를 만들고 마시며 차와 사귀었다"는 저자 김인 대표는 "좋은 것은 나누고 싶어 글을 썼다. 다도의 무거움과 티백의 가벼움 말고도, 차와 친해지는 방법은 얼마든지 많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인생의 비밀은 차와 마주할 때 드러난다는 사실도"라고 했다.

◇차의 기분(김인, 웨일북, 196쪽, 1만2000원)
c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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