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금호석화의 하향세는 오너가(家)의 경영권 다툼과 함께 시작됐다.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과 형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간 경영권 다툼이 시작된 건 2009년. 이후 2015년 완전한 계열분리에 나서기까지 금호석화의 실적 역시 하향세를 면치 못했다. 업계에선 지난해 금호석화의 반등을 두고 박찬구 회장의 ‘투명경영’이 비로소 결실을 빚고 있다는 평가가 다수다.
박 회장의 투명경영은 계열분리 이후 본격화됐다. 형제간 갈등 역시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의 무리한 인수 등 등 ‘제왕적 경영’에 반기를 들며 촉발됐던 것처럼, 박 회장은 주력사업의 내실을 다지는 쪽을 택했다. 꾸준한 배당 등 주주친화 정책을 고수하는 것도 형제간 대비되는 대목이다. 최근 실적만 놓고 보면 ‘승자의 저주’에 시달리며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금호아시아나에 비해 박 회장의 내실 다지기가 힘을 얻는 모양새다.
박 회장의 투명경영은 외동딸인 박주형 상무를 통해서도 두드러진다. 금호가는 창업주 고(故) 박인천 회장 이래 여성의 경영 참여는 물론 주식 소유도 일체 금해왔다. 현재 박 상무는 금호석화의 핵심 요직 중 하나인 구매·자금 부문을 이끌고 있다. “능력만 있다면 여성도 얼마든지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는 박 회장의 새 원칙이 오랜 ‘금녀(禁女)’의 벽을 허문 셈이다.
더욱 눈길을 끄는 건 부친의 든든한 지원을 통한 박 상무의 지분 확대다. 박 상무의 지분은 사촌오빠이자 최대주주인 박철완 상무(10%)나 친오빠 박준경 상무(7.17%)에 한참 못 미치는 0.82% 수준이지만, 2012년 오너일가 여성 중 처음 금호석화 주식 1000주를 매입한 이후 지분을 늘려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개인 자산뿐 아니라, 박 회장이 직접 사재 증여를 통해 외동딸의 지분 확대를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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