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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라이프 스타일] 빵 만드는 법 궁금하세요? 책 골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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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동 큐레이션 서점 부쿠

직원이 읽은 책, 책갈피와 함께 추천

문화·지역·요리 등 분야별 특화

인스타 거기 어디?
중앙일보

곳곳에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의자와 테이블을 배치한 부쿠의 서가. 책들은 부쿠만의 테마별로 분류돼 있어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다. [사진 부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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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가 싶은데 책이 꽂혀있는 서가가 꽤 풍성하다. 서점인가 싶은데 빵 냄새와 커피 향이 고소하다. 한적한 성북로에 자리한 큐레이션 서점, 부쿠다.

고풍스러운 느낌의 붉은 벽돌 건물에 들어서면 나무와 벽돌이 어우러진 따뜻한 느낌의 실내가 나타난다. 아치형 창문으로 길게 비치는 햇빛도 아름답지만 그보다 더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건 서가 사이사이에 놓인 테이블과 의자에서 책을 읽거나 커피를 마시는 손님들의 여유로운 모습이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을 만들고 싶었어요.”

부쿠의 문을 연 출판사 ‘백도씨’ 이규상 대표의 말이다. 부쿠에는 백도씨에서 출간하는 책만 있는 건 아니다. 인문·사회·경제·경영·시·소설·에세이부터 잡지· 그림책까지 8000~1만권 정도의 책을 열람할 수 있다.

2017년 11월 오픈하고 겨우 3개월이 지났지만 평일에는 120~50명, 주말에는 200여명 정도가 이곳을 다녀간다. 인스타그램에서도 화제다. 부쿠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은 1700개를 넘어섰고, 부쿠 인스타 계정에도 팔로워가 1800명 가까이 된다. 인플루언서로 유명한 방송인 김나영이 “오늘 멋지고 우아한 곳에 다녀왔다”며 올린 부쿠 사진 게시물에는 5600개의 좋아요가 찍혔다.

커피를 마시며 여유롭게 책을 볼 수 있는 곳이라는 점 외에도 부쿠의 매력은 또 있다. 독특한 책 추천 방식이다. 안지영 부점장은 “대형 서점에 가서 어떤 책을 선택할지 몰라 난감했던 경험이 있다면 부쿠가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부쿠에선 북 큐레이터 3인과 이규상 대표 등 직원들이 직접 읽고 좋은 책을 소개한다. 분야에는 제한이 없다. 각 직원의 관심사에 따라 다양한 주제의 책들이 놓이는데 몇 가지 기준은 있다. 부정적 단어나 내용을 포함한 책은 가능한 피할 것, 위로를 주거나 희망적인 내용을 추천할 것, 지나치게 멋을 내는 책은 지양할 것 등이다.

덕분에 독특한 큐레이션이 많다. ‘프랑스’ 섹션에는 프랑스 라이프스타일에 관련된 책이, ‘짓는 사람들의 이야기’ 섹션에는 도시를 짓는 건축가와 빵을 짓는 제빵사에 관한 책이 있다. 백석·윤동주 등 성북동 출신 문인의 책을 모아 놓은 코너도 있다. 한 뼘 정도의 서가마다 하나씩 붙은 큐레이션 테마는 꽤 다양해서 150㎡(약 45평) 남짓의 공간을 둘러보는데도 꽤 시간이 걸린다.

대부분의 책에 책갈피가 끼어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른바 ‘부쿠의 픽(pick)’이다. 북 큐레이터가 책을 읽은 후 공감갈 만한 구절에 밑줄을 긋고 떠오른 단상을 적어놓은 투명한 삽지다. 친구에게 책을 선물하면서 메모를 붙여 놓은 것 같은 느낌이다. 안 부점장은 “책갈피가 되어 있는 책의 판매가 더 잘 되는 편”이라고 했다.

봄이 오면 창밖의 정원을 오픈하고 ‘멍 좌석(멍하게 있기 좋은 자리)’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한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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