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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제설 일등공신 소금, 폭설 끝나니 누더기 도로 주범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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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 갈라지고 소형 포트홀 생겨…예비비 추가 투입

뉴스1

19일 제주시 공항로 인근 도로가 갈라지고 웅덩이가 파여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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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올해 제주에 닥친 유례없는 눈폭탄 속에서 그나마 자동차가 안전하게 도로를 운행할 수 있도록 도운 제설용소금이 누더기 도로의 주범이 됐다.

19일 오후 제주시 제주국제공항 진입로 곳곳이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져있었다.

일부에는 누군가 곡괭이로 파헤친 것 같은 기다란 웅덩이도 눈에 띄었다.

운전자 이모씨(40)는 "운전하다 파인 도로에서 차가 덜컹거려 차가 훼손되거나 사고로 이어질까 신경쓰인다"고 말했다.

제주 도로가 갑자기 웅덩이 투성이가 된 원인은 1월부터 2월초까지 이어진 폭설과 한파 때문이다.

우선 도로 아스콘이 날씨가 추웠다가 풀렸다가 하는 과정에서 내구성이 약해져 틈이 생긴다.

여기에 체인을 장착한 자동차가 약해진 도로를 달리며 훼손에 한몫했다.

특히 제설제로 쓰이는 염화칼슘과 소금이 도로를 부식시키며 틈이 더 벌어졌다.

염화칼슘과 소금은 도로와 차를 부식시키지만 현재까지 이외에 마땅한 제설방법은 없다.

지난해 12월~2018년 2월까지 제설에 쓰인 염화칼슘은 800톤, 제설용소금은 2976톤으로 지난해 동절기 사용량의 (2016년 12월~2017년 3월)의 2배 이상이다.

제설용소금은 화학적 처리나 가공을 거치지 않은 천연염으로 염화칼슘과 1대4 비율로 섞어 제설제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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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제주시 1100도로 인근 도로에 웅덩이가 파여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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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는 눈이 그친 뒤 계속해서 도로 보수작업 중이지만 워낙 훼손된 곳이 많고 일부는 공무원 인력만으로는 어려워 민간에 보수를 맡길 계획이다.

제주시와 원도심을 잇는 공항 주변 공항로 100m는 피해 정도가 심각해 보수공사를 발주할 예정이다.

시는 올해 애초 책정된 도로보수비 33억원 이외에 예비비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

원희룡 지사도 이날 오전 주간정책회의에서 "올해 겨울 제설작업 여파로 파손된 도로가 많다며 전수조사에 가깝게 계획을 세워 도로를 정비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소금 피해는 도로뿐만이 아니다.

자동차 부식을 우려해 소금기를 씻으려는 운전자들로 도내 세차장들이 붐비고 있다.

카센터 관계자는 "염화칼슘과 소금이 묻으면 당장 차가 부식되는 건 아니지만 장기간에 걸쳐 영향을 줄 수 있어 반드시 세차해야 한다"고 말했다.
k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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