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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한국 강아지 미국에 입양하려면 광견병 예방접종 증명서만 가져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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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CDC, 검역절차 안내

평창올림픽 계기로 관심 커져

반려동물 국제운송 업체 소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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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홈페이지에 게시한 외국 반려동물 반입 절차. CDC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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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강아지를 미국 집으로 데려오고 싶으면 이거 하나만 기억하라.”

미국 보건당국이 평창 동계올림픽 때문에 한국을 찾은 선수단 및 자국 시민을 겨냥해 매우 이례적인 메시지를 내놓았다. 한국 체류 중 강아지나 개와 사랑에 빠졌다면, 이들을 입양해 미국으로 데려갈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을 소개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9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한국 개 입양을 위해 필요한 조건들을 구체적으로 공지해놨다. CDC가 제시한 조건은 의외로 간단하다. 생후 3개월 이상의 견공들은 광견병 예방접종 증명서만 있으면 별다른 검역 절차 없이 사람들에게는 까다로운 미국 이민국의 입국 심사대를 통과할 수 있다. CDC는 “강아지가 광견병에 면역성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면 된다”고 적었다.

다만 예방접종 증명을 하지 못해 주사를 새로 맞혀야 한다면 바로 데려가지 못한다. 예방 접종을 했더라도 최소 한 달은 지나야 항체가 생성돼 면역 효과가 생기기 때문이다. CDC는 이런 사정 때문에 귀국 날짜를 맞추기 어렵다면 미리 지정한 입양기관에 잠시 맡겼다가 나중에 별도로 입국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CDC는 이와 관련, 보호자 없이도 반려동물의 국제운송을 도와주는 한국 내 대행 업체들까지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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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견 농장에서 구출된 뒤 미국에 정착한 한국 견공들의 달라진 모습을 소개한 영상. 유투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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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C는 “(한국에서 만난) 개 나이와, 성별, 색깔 등 기본적인 정보와 예방접종 날짜, 만료일, 백신 정보, 검진을 담당한 수의사의 이름과 자격면허번호, 동물병원 주소 등도 미리 알아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연방정부 소속 기관인 CDC가 특정 국가 동물의 입양절차를 소개한 건 매우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개를 반려동물로 아끼는 문화와 전통적 식용문화가 공존하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개를 한 가족처럼 여기는 문화가 보편적이라, 한국에서 개를 식용 목적으로 사육하고 도살하는 현실을 개탄하는 여론이 높다. 국제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IS)의 경우는 지난해 수 십억 원을 들여 한국의 식용견 농장에서 400여 마리의 개들을 구조해 미국으로 입양 보내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농장에 지급하는 금액과 항공료 등까지 따지면 마리당 500만~700만원 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CDC권고를 감안하면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을 전후로 한국 강아지들의 미국 입양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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