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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국방개혁 고민 많은 육군…3성 장군 '끝장토론'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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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우 참모총장 매달 주재, 드론·로봇에서 지작사 창설 등 미래 발전방안 집중 논의

CBS노컷뉴스 권혁주 기자

노컷뉴스

김용우 육군 참모총장 (사진=육군 제공/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적 공약인 국방개혁을 구체화하기 위한 작업이 활발한 가운데 국방개혁의 핵심 대상이라 할 수 있는 육군의 고민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군 62만 5000명 가운데 49만명을 차지하는 육군의 경우 병력감축 계획에 따라 2022년까지 현재 인원의 4분의 1이 넘는 13만명 정도가 줄어들 수 있다.

1개 사단 규모가 1만여명이니 13개 사단을 없애는 것과 마찬가지다. 250km에 걸쳐 휴전선을 지키는 전방사단 병력만큼을 없애는 것으로 이 병력공백을 어떻게 메울지가 육군의 최대의 과제가 됐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줄곧 '공세적인 한반도 전쟁수행 개념을 새로 정립하겠다'며 전쟁 패러다임의 변화를 강조하는 것도 병력감축과 무관치 않다.

이에 따라 육군은 이미 제시한 ▼초정밀·고위력의 미사일 전력▼ 적의 중심을 단번에 제압할 수 있는 전략기동군단▼특수전 전력 강화 ▼새로운 개념의 다양한 작전을 수행하는 드론봇 전투단 ▼ 전투원 각각의 전투수행 능력을 대폭 강화하는 워리어 플랫폼 강화 등
5대 게임체인저를 실제로 구현해 내는 것에 고민을 집중하고 있다.

작년 8월에 취임한 김용우 육군 참모총장도 국방개혁과 관련한 육군의 변화와 발전방안 모색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총장이 밤에 잠을 못잘 정도로 고민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육군이 김 총장 주재로 지난해 12월 부터 매달 '3성 장군회의'를 통해 육군의 미래에 대해 치열하게 토론하며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육군에 따르면 이 회의에는 일선 군단장과 수방사령관, 특전사령관 등 3성 장군 이상 지휘관과 육군본부 주요 참모 등 40여명이 참석한다.

국방개혁과 연계해 육군 개혁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정책부서와 야전부대가 통합된 정례 회의를 한다는데 의미가 적지 않다.

회의는 '끝장토론'식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를 통해 육군 구성원 전체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3성 장군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는 정책부서와 야전부대가 동시에 추진함으로써 정책 실행력을 높일 수 있다고 육군 관계자는 전했다.

지난 1월 15일 열린 두번째 회의에서는 국가전략산업으로 발전 중인 드론·로봇 등이 결합된 유·무인전투체계 활용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합동전장에 기여할 수 있는 작전수행개념 구현을 위해 육군이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5대 게임체인저 중의 하나인 드론봇전투단의 전투수행 개념에 대한 토의와 교육사령부에 창설할 드론봇 군사연구센터의 임무와 역할에 대한 논의였다.

이외에 역시 국방개혁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지상작전사령부 창설 관련 추진개념과 방향, 우수인재 활용 인사관리 방안, 안전한 육군 만들기 등의 논의됐다.

회의에서는 육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돼 장병들의 충성과 열정, 헌신, 군사적 전문성과 권위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토로도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군들 스스로 솔선수범해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현해야 군 내부의 인식과 문화가 바뀔 수 있고 변화와 혁신의 추동력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때때로 공룡에 비유될 만큼 비대한 육군은 大軍인 만큼 사건사고가 잦을 수밖에 없지만 지난해에는 공관병을 대상으로 한 박찬주 대장 부부의 갑질논란까지 불거져 국민신뢰에 큰 타격을 받았다.

육군은 이에 따라 장군부터 지키는 직무수행 자세 5가지도 만들었다. 계급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전우의 인격과 인명을 내 몸처럼 아끼고 존중한다▼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대의를 위해 언제든지 책임진다▼직권을 남용해 사익을 추구하지 않는다▼군사전문가로서 역량을 갈고닦아 지략과 통찰력을 기른다▼스스로에게 엄격하며 사명을 다하는 자세로 봉사한다 등이다.

이와 관련해 김용우 총장은 "현재 육군이 직면한 문제점을 장군단부터 올바로 직시하고 국방개혁의 객체가 아닌 주체로 과감히 변신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육군 '3성 장군회의'를 거론하며 이례적으로 "육군참모총장이 열심히 하고 있다"고 칭찬해 눈길을 끌었다.

비육군, 비육사라는 어휘가 국방개혁을 상징하는 말이 될 정도로 개혁 얘기만 나오기만 하면 움추러들고 소외될 수 있는 육군을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읽혔다.

노컷뉴스

(사진=육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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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km의 휴전선을 24시간 365일 지키면서 또 북한의 국지도발과 남침 위협을 직접 막아내면서도 끊임없이 적폐로 꼽혀온 육군이 최대 변화의 기로에 섰다.

육군 '3성 장군회의'가 실질적인 육군 개혁과 대응 방안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내 '표범 같이 강한 軍 건설'이라는 국방개혁의 한 축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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