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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단독]경기도의회 동호회 지원금 '곗돈'처럼 쓰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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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국제뉴스) 김만구 기자 = '쌤소나이트 가방 13개, 닥스 벨트 9개, K2 장갑 20개, 버팔로 점퍼 20벌….' 경기도의원들이 만든 각종 동호회에서 예산 지원을 받아 구입한 물품 목록에 포함돼 있는 품목이다. 동호회 활동 목적으로 산 것인데,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대한 기록이 없다.일부 동호회는 유럽, 북미, 동남아시아 출장 경비를 지원받아 해외 원정을 다녀왔고, 식사 비용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도의원들이 도의회 예산을 친목 활동 비용으로 사용한 것인데, 도의회는 법적 근거도 없는 동호회 활동에 예산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이런 내용이 담긴 지방의원 행동강령 준수 실태 점검 결과를 도의회에 통보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국제뉴스

경기도의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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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 전경.

복수의 도의회 관계자는 "최근 국민권익위로부터 업무추진비와 동호회 예산 지원 문제 등 몇 가지 지적사항을 통보받았다"면서 "(권익위가 요구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권익위는 지난해 도의회로부터 도의원 업무추진비 집행내역, 영리행위 신고내역, 국내외 출장 내역, 물품취득원장 등에 관한 자료를 넘겨받아 조사를 벌였다.

권익위 조사 결과 도의회는 법적 근거도 없는 도의원의 친목 모임인 동호회에 회원 1인당 연간 30만 원씩의 의정운영공통경비에서 지원하고 있다.

A동호회는 지난 2016년 1월 캄보디아에서 한인회와 친선경기를 벌이는데 2200만원을 지원받았다. 이 동호회는 이듬해 800만 원을 지원받아 태국에서 한인회와 친선경기를 했다.

B동호회는 2016년과 2017년 이탈리아ㆍ오스트리아, 캐나다 트래킹 명목으로 각각 440만 원과 800만 원의 예산지원을 받았다.

일부 동호회는 국내여비와 행사운영비 등으로만 쓸 수 있는 지원금을 식대, 물품 구입비용 등으로 사용해 권익위 조사에 적발됐다.

C동호회는 지원금로 가방, 벨트, 장갑 등을, D동호회는 점퍼 등을 구입했지만 사용처를 남기지 않았다.

E동호회는 한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식사 비용으로만 120만 원을 사용하기도 했다.

또 다른 도의회 관계자는 "동호회 활동 지원비용은 지난 2014년 자체 수립한 '취미모임 운영 지원 계획'에 근거해 지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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