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는 밴쿠버와 소치 두 차례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명실상부한 ‘빙속 여제’였다. 하지만 그는 무릎 관절 이상과 하지정맥류 등 크고 작은 부상으로 엄청난 고통에 시달렸다고 한다. 만약 평창에서 올림픽이 열리지 않았다면 그는 소치올림픽 이후 은퇴를 했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을 정도다. 그 고통스런 아픔을 오로지 땀으로 이겨낸 투혼이기에 그의 은빛 질주가 더 값지고 소중한 것이다.
어디 이상화 뿐인가. 평창올림픽에서 우리 젊은이들이 땀으로 일궈낸 쾌거가 연일 들려오고 있다. 윤성빈은 썰매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에 스켈레톤 금메달을 안겼다. 이름조차 생소한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혹독한 훈련과 승부 근성으로 이겨낸 결과다. 500m 결승에서 은메달을 따고도 실격된 충격을 딛고 압도적 실력으로 여자 쇼트트랙 1500m에서 금메달을 거머진 최민정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결승 레이스 도중 넘어졌지만 끝까지 달려 동메달을 목에 건 남자 쇼트랙 1000m의 서이라도 감동의 주역으로 하나 모자람이 없었다.
메달이 없으면 또 어떤가. 올림픽 무대에서 세계의 건각들과 당당히 겨루며 최선을 다한 우리 젊은이들의 열정은 그 자체만 해도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중반을 넘어선 평창올림픽은 큰 사고 없이 비교적 순항중이다. 외신들도 경기 운영과 진행에 흠 잡을 데 없다는 평가다.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도 더 뜨거워지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가 목표했던 성공올림픽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 것은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1만5000여 자원봉사자 덕분이다. 그들의 노력과 희생이 없는 평창올림픽은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선수들의 열정과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이 엮어내는 한편의 평창 올림픽 드라마가 우리의 희망이고 미래다. 성화의 불꽃이 꺼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 빛이 발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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