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이건희 차명계좌 규모 확인한다

[19일 TF출범, 증권사 4곳 상대 2주간 검사…검사결과 바탕으로 과징금 부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사진=머니투데이 포토DB

금융당국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사진)의 차명계좌 거래내역과 잔고 확인에 착수했다. 법체처가 최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계좌 27개가 과징금 부과대상이라는 해석을 내림에 따라 차명계좌의 규모를 확인, 정확한 과징금 부과를 위함이다.

금융감독원은 19일 원승연 자본시장·회계 부원장을 단장으로 '이건희 차명계좌의 과징금 기준 자산파악 TF'를 출범하고,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증권사 4곳을 상대로 검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TF는 최근 드러난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 27개가 과징금 부과대상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정확한 과징금 부과를 위해 출범했다. 자금세탁방지실장과, 금융투자검사국장, IT핀테크 전략국장이 참여하며 인원 5명의 검사반 2팀으로 구성됐다.

TF는 앞으로 2주 동안 증권사 4곳에서 이건희 회장 차명계좌 27개의 거래내역과 잔고 등을 확인한다. 이를 바탕으로 부과할 과징금 내역을 산출할 예정이다. 검사반 2곳이 증권사 4곳을 동시 검사하고 필요 시 활동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차명계좌를 철저히 확인, 과징금이 적절히 부과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법제처 유권해석이 집행되는 과정에서 유관 기관과 적극 협력, 공정한 금융거래질서가 확립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점검결과 1993년 8월 금융실명제 시행 이전 개설된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 27개를 발견했다.

금융실명제는 시행 이전의 비실명자산에 대해 실명제 실시일 당시 가액의 50%를 과징금으로 징수토록 했다. 금융당국은 실제 주인은 이 회장이더라도 임직원의 실명으로 계좌가 개설돼 있는 만큼 과징금 부과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고, 금융실명제 무력화라는 반발이 일자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이에 대해 법제처는 지난 12일 유권해석을 통해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가 과징금 부과대상이라고 밝혔다. 1993년 8월 금융실명제 실시 이전에 개설된 차명계좌를 실명제 실시 후 실명전환의무 기간 내에 전환했지만 이후 해당 계좌의 주인이 따로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경우 계좌를 실제 주인의 명의로 전환하고 금융기관은 금융실명법에 따라 과징금을 원천징수해야 한다는 게 법제처의 해석이다.

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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