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시장이 지난 15~16일 설 연휴로 휴장한 가운데 미국채 금리는 이 기간 2.9%를 넘었다가 2.8%대 후반으로 되돌림됐다. 전체적으로 대외 금리 상승세가 지속됐다.
코스콤 체크단말기(3931)에 따르면 국내 연휴전 미국의 정규장 거래에서 미국채10년물은 2.8285%, 국채30년물은 3.1115%, 국채2년물은 2.1102%를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국내 연휴기간 소비자물가 등 경제지표 발표가 이어진 가운데 금리가 올랐다. 미국채10년물은 2.8777%로 연휴전보다 4.92bp, 국채30년물은 3.1324%로 2.09bp, 국채2년물은 2.1894%로 7.74bp 상승한 것이다. 전반적으로 미국채시장이 베어 플래트닝 양상을 보인 것이다.
단기구간 금리가 금리인상 전망 등으로 크게 오른 반면 초장기가 덜 오른 것이다.
미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웃돌면서 금리가 반등했다. 1월 소비자물가는 전월비 0.5% 올라 시장 예상(0.3% 상승)을 크게 웃돌았다. 12월의 전월비 상승률은 0.1%에서 0.2%로 상향 수정됐다. 전년동월비 상승폭은 2.1%로 전월과 변동이 없었다.
근원 소비자물가(에너지·식품 제외)는 전월보다 0.3% 올라 1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으며 시장 전망(0.2% 상승)을 웃돌았다. 다만 근원 물가의 전월 상승률은 0.3%에서 0.2%로 하향 수정됐으며 전년동월비 상승률은 1.8%로 전월과 변동이 없었다.
소매판매 지표는 부진한 편이었다. 지난달 미 소매판매가 예상과 달리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1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3% 감소해 시장 전망(0.2% 증가)을 하회했다. 12월 증가율도 0.4%에서 보합으로 하향 수정됐다. 하지만 금요일날 발표된 미시간대학 2월 소비심리지수는 전월비 4.2p 오른 99.9를 기록해 90대 중반을 예상하던 시장 전망을 크게 상회했다. 소비심리가 예상보다 상당히 양호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소비자물가가 발표되던 날 미국채10년물 수익률은 급등하면서 종가 기준 2.9%를 돌파, 4년 만에 최고를 경신 흐름을 이어갔다. 동시에 금리선물 시장에서 3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80% 이상으로 높아졌다.
이후 지난 주말 미국채 금리는 다시 2.8%대로 떨어졌다. 소비자물가 여파로 금리가 급등한 뒤 저가매수세가 들어온 영향을 받았다. 3월 금리인상이 점점 '확신'에 가까워졌지만 채권 과매도에 따른 반발 작용이 일어난 것이다.
이탈리아 총선을 앞둔 정국 불안 가능성, 일본 은행의 초완화 정책 유지에 대한 기대감 등도 저가매수에 힘을 실었다. 일본에선 구로다 총재가 유임됐으며 신임 부총재로 강력한 통화완화를 지지하는 와카타베 마사즈미 와세다대학 교수가 선임됐다.
국내시장은 지난주 수요일 설 연휴를 앞두고 미국 소비자물가에 대한 경계감을 보이다가 강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미국 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웃돌면서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부담을 안게 됐다. 3월 FOMC의 금리인상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인 가운데 한국은행의 금리정상화 행보가 빨라질 수 있을지를 계속 살펴야 한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진다면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이 연내 한 차례에 그친다고 자신하기 어렵다. 국내의 경우 여전히 물가상승률이 1% 초반 정도로 낮은 데다 금통위원들의 금리 추가인상 의지도 강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외 쪽 압박이 지속된다면 국내 역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총재 임기만료라는 재료도 걸려 있다.
여전히 저가매수 메리트를 감안할 수 있지만 미국 금리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봐야 한다. 미국 금리가 3%에 점점 다가서면서 추가적인 상승룸 한계에 대한 대한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채 금리가 국내 연휴기간 중 한 때 2.9%대 중반까지 치솟았지만 3%를 뛰어넘을지 불확실하다는 주장도 보인다.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는 인플레이션 상승속도 등을 감안할 때 금리가 3%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계속해서 미국장 흐름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내 연휴기간 뉴욕 주가는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다우지수와 S&P500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한 주간 4% 이상 반등했다.
taeminchang@fnnews.com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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