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출연진들은 검은 옷 입고
시상식서 성폭력 반대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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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가장 권위 있는 영화 시상식인 영국영화텔레비전예술아카데미(BAFTA) 2018년 영화상 시상식에서 박찬욱 감독의 한국 영화 ‘아가씨’가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로열 앨버트 홀에서 열린 이날 시상식에서 ‘아가씨’는 ‘엘르’ ‘그들이 아버지를 죽였다’ ‘러블리스’ ‘세일즈맨’ 등 다른 후보를 제치고 외국어영화상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 영화가 BAFTA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것은 처음이다. ‘아가씨’는 영국 작가 세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2016년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며 주목을 받았다.
BAFTA 시상식은 영국에서 미국의 아카데미상 역할을 하며 실제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 결과를 가늠할 수 있는 영화상이기도 하다. 이날 런던에서의 영광은 최우수영화상과 영국영화상 비롯해 여우주연상(프랜시스 맥도먼드) 남우조연상(샘 록웰) 각본상 등 5개 부문을 차지한 ‘쓰리 빌보드’에 돌아갔다. 총 12개 부문 후보로 지명된 ‘셰이프 오브 워터’는 감독상(기예르모 델 토로)을 비롯해 3개 부문 상을 수상했다. 남우주연상은 ‘다키스트 아워’에서 윈스턴 처칠 역을 맡은 게리 올드먼에게 돌아갔다.
이날 시상식에도 할리우드에서 시작된 엔터테인먼트 업계 성폭력 반대운동 ‘타임스 업’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듯, 여성 출연진들이 대부분 검은 옷을 입었다. 일부 연기자들은 여성운동가를 동반해 시상식에 참석했다. 시상식 사회를 맡은 영국 배우 조애나 럼리는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영국의 여성 참정권 운동 ‘서프러제트’의 활동과 ‘타임스 업’ 운동을 연결시켰다. 그는 “서프러제트들이 오늘날까지 계속되는 강력한 저항 운동의 기초를 쌓았고, 그와 함께 불평등과 학대를 없애려는 여성들의 결의도 이어져 왔다”고 말했다.
영국과 아일랜드 출신 연기자 190명은 시상식이 열린 18일 오전 성적 괴롭힘과 차별, 학대에 반대한다는 공동 성명을 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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