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와 양 배아 세포에서 췌장 만들어 쥐에 이식...인간 장기이식 부족 문제 해결 길 열려
이날 일본과 미국 연구진은 미국 오스틴에서 열린 ‘과학 발전을 위한 미국인 협회’에서 염소와 양의 줄기세포를 이용한 장기 이식 수술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갓 태어난 염소와 양의 배아를 3주 동안 키워 췌장 세포를 만들었고, 이 췌장을 실험용 쥐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를 맡은 나카우치 히로 도쿄대 교수는 “다음 단계는 더 큰 동물에 장기를 이식해 보는 것”이라며 “현재 이종 간 세포 배양 연구는 일본에서 금지돼 있어 스탠포드대학의 파블로 로스 교수와 미국에서 연구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일본 문무과학성은 전문가 위원회를 열고 동물을 이용해 인간 장기를 생산하는 연구 보고서를 소개하며 조만간 일본에서 연구가 허가될 것임을 시사했다.
로스 교수는 “미국에서만 매일 20명의 사람이 장기를 구하지 못해 사망한다”며 이번 연구가 장기 이식을 하지 못해 죽어가는 환자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간이 아닌 동물의 장기가 면역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질병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연구 중”이라며 “장기 이식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물 중에서 특히 돼지는 심장, 신장 같은 장기를 생성하는 데 적합해 장기 이식에 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전망했다.
연구진이 돼지와 양을 선택한 이유는 이들 동물의 장기가 크기와 모양 면에서 인간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성장 속도가 빠르다는 점도 장점이다. 돼지와 양은 일반적으로 배아 상태에서 완전하게 자라는 데 불과 9개월밖에 걸리지 않는다.
로스 교수는 “동물의 세포를 변형해 환자와 유전학적으로 같은 장기를 만드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동물의 장기를 안전하게 사람에게 이식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연구는 빠르게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나카우치 교수는 “10년 전만 해도 쥐에 췌장 이식술을 실험하는 것을 두고 사람들은 미쳤다고 손가락질했다”며 연구 성과에 자부심을 나타냈다.
[이투데이/이지민 기자(aaaa3469@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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