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가 한 명도 태어나지 않은 읍면동이 늘고 있다. 신생아가 없는 곳은 읍면 단위의 시골이 대부분이었다. 전국적인 저출산 기조가 지방에서 두드러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방소멸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4일 행정자치부의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출생아가 한 명도 없었던 읍면동(출장소 포함)은 25개이다. 전국의 읍면동은 모두 3502개다. 출장소를 제외하더라도 17개의 읍면동에서 연간 출생아가 없었다.
지역별로는 경상북도의 6개 읍면동(울릉군 서면태하출장소, 영주시 평은면, 영덕군 축산면, 안동시 녹전면, 상주시 화북면서부출장소, 김천시 증산면)에서 신생아가 한 명도 태어나지 않았다.
경상남도 5개, 강원도 4개, 전라남도 4개 읍면동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주로 농어촌 지역들이다. 2016년 기준 출생아가 한 명도 없었던 읍면동이 15개였다는 점에서 읍면동의 극단적인 저출산 현상은 더 심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연간 출생아 숫자가 한자릿수인 곳도 수두룩했다. 45개의 읍면동은 지난해 연간 출생아 숫자가 1명에 그쳤다. 연간 출생아 숫자가 2명, 3명인 읍면동은 각각 72개, 84개였다. 해당 지자체 중 일부에선 신생아가 태어났다고 축하 행사까지 열 정도였다.
범위를 연간 출생아 숫자 5명 이하로 확대할 경우 전국의 400개 읍면동이 해당된다. 비율로 따지면 11.4%다. 읍면동 10개 중 1개 이상은 연간 출생아 숫자가 5명 이하라는 의미다.
이 같은 상황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출생아 숫자는 33만3000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12.1%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출생아 숫자는 약 36만명 정도로 예상된다.
연간 출생아 숫자가 30만명대로 내려가는 건 처음이다. 2016년 기록한 40만6200명의 연간 출생아가 역대 최저였다. 지난해 합계출산율 역시 약 1.06명으로 최저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공식 통계는 이달 28일 나온다.
최근 몇년 간 지방을 중심으로 신생아가 줄어들면서 학교 입학생도 감소하고 있다. 교육부의 교육알리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입학생이 한 명도 없었던 초등학교는 분교를 포함해 91개다.
분교를 제외하더라도 전국의 28개 초등학교가 입학생을 받지 못했다. 대부분 전라남도와 강원도 등의 군 단위 초등학교였다. 지난해 기준 초등학교의 평균 입학생 숫자는 74명이었다. 강원도(33명)와 전라남도(34명)는 여기에 못 미쳤다.
지방을 중심으로 저출산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정부도 조만간 저출산 대책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관계자는 “빠르면 다음달 중 로드맵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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