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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50큐비트 넘어도 ‘세상 바꿀 양자컴’ 아직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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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양자우위론’ 존 프레스킬 교수 주장



한겨레

아이비엠(IBM) 왓슨연구소의 양자컴퓨터센터. 아이비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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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이라는 수는 양자 컴퓨터에서 흔히 ‘매직 넘버’로 통한다. 0과 1 외에 또 다른 양자 상태를 연산에 사용하는 새로운 개념의 양자 컴퓨터가 디지털 컴퓨터의 성능을 마침내 앞서는 이른바 ‘양자 우위’(퀀텀 슈프리머시)가 50큐비트에서 시작한다는 의미다. ‘큐비트’는 디지털 컴퓨터의 데이터 연산·기록 단위인 ‘비트’에 대응하는 양자 컴퓨터의 단위를 말한다. 최근엔 아이비엠(IBM)과 인텔이 각각 50큐비트와 49큐비트의 양자 컴퓨터 프로세서를 개발했다는 소식이 잇따라 나와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50큐비트는 양자 우위를 보증하는 매직 넘버로서 충분할까? ‘양자 우위’라는 말을 2011년 처음 쓴 저명한 물리학자 존 프레스킬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교수가 현재 개발되는 양자 컴퓨터의 능력에 대한 당장의 기대를 경계하는 글을 물리학 공개저장소인 ‘아카이브’(arxiv.org/abs/1801.00862)에 발표해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50큐비트는 중요한 이정표”라면서도 “(하지만) 큐비트를 제어하는 우리 능력은 불완전하며, 그래서 가까운 미래에 양자 장치가 할 수 있는 응용 분야는 심각하게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가 가까운 미래에 맞이할 양자 컴퓨터는 ‘잡음(오류) 있는 중간 규모 양자’(NISQ) 기술의 수준으로 평가됐다. “세상을 바꿀” 진정한 양자 컴퓨터의 시대는 언제일지 알기 어렵지만 수십년이라는 훨씬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그는 전망했다.

그가 지적하는 양자 컴퓨터의 가장 큰 난관은 ‘양자 오류’ 문제다.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완전하게 격리된 채 연산을 실행해야 하는 민감한 조건의 큐비트 하드웨어를 제어하기는 매우 어렵기에 불가피하게 연산 오류가 생긴다. 그래서 양자 오류 보정에는 또 다른 큐비트들이 추가로 필요해진다. 1큐비트를 순수 연산에만 쓰려면, 이때 생기는 양자 오류를 보정하는 데엔 학자마다 견해가 다르지만 수백~수천 큐비트가 따로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프레스킬 교수도 “수천 큐비트를 연산에 쓰려면 오류 보정을 위해 수백만 큐비트가 필요할 것”이라며 오류 없는 양자 컴퓨터가 가까운 미래에 실현하기 어려운 장기적인 목표임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현 수준에서 양자 오류를 완화하거나 근사값을 활용하려는 기술 개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프레스킬 교수는 양자 컴퓨터가 당분간 디지털 컴퓨터가 수행하기 어려운 양자정보와 양자역학 같은 분야의 연구에서 장점을 발휘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철우 선임기자 cheolwoo@hani.co.kr

[* 이 글은 온라인에 먼저 실은 자세한 기사(http://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831439.html)를 지면용으로 간추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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