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9일에는 이런 일이
덩샤오핑 사망 직후 조기 걸린 천안문광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그의 사망 소식이 전 세계로 긴급 타전됐습니다. 마오쩌둥(毛澤東)과 함께 중국 현대사를 이끌며 중국의 방향을 제시한 '작은 거인'은 1997년 2월 19일, 93세의 고령으로 세상을 떴습니다. 덩샤오핑(鄧小平)입니다.
고령의 덩샤오핑 [연합뉴스 자료사진] |
덩샤오핑 죽음 애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
덩샤오핑의 생애를 요약하는 세 단어는 '오뚝이', '개혁개방', '천안문사태'입니다.
덩샤오핑은 프랑스 유학파입니다. 파리에서 공산주의 운동에 가담하며 사상을 키워나갔습니다. 모스크바 중산대학에서도 공부하며 다른 많은 중국 혁명가들을 만났습니다.
1945년의 덩샤오핑 [연합뉴스 자료사진] |
대표적인 인물이 장제스의 장남이자 대만 총통을 지낸 장징궈(蔣經國)였습니다. 둘은 동지였고 형제처럼 지냈습니다. 하지만 수십 년 후 두 사람은 중국 양안의 지도자로 맞섰습니다.
마오쩌둥을 따라 대장정에 헌신하는 등 신중국 건설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나 그의 실용주의 노선 탓에 1966년 문화대혁명 때 '주자파(走資派)'로 낙인 찍혀 실각했습니다.
1973년 복권됐지만, 다시 문화혁명 4인방에 의해 축출됐습니다. 1977년 문화혁명의 광풍이 끝나면서 일선에 재복귀했습니다. 그 사이 목숨을 잃을 정도의 위기도 있었으나 숨죽이며 기회를 엿보며 '오뚝이'처럼 살아났습니다.
1975년의 덩샤오핑 [DPA=연합뉴스] |
덩샤오핑과 고르바초프 (1989년) [이타르타스=연합뉴스] |
1980년대 들어서 실질적인 중국 최고의 지도자가 됐습니다. 그가 내건 기치, 중국의 미래는 '개혁개방'이었습니다. 1960년대 대약진운동과 1970년대 문화대혁명의 과오를 넘어 중국의 부(富)를 향한 키를 잡았습니다.
실사구시(實事求是) 정신으로 중국 사회주의를 시장경제와 결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추진한 개혁개방 정책은 민주화와 맞물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보수파와 진보파가 대립하며 중국을 흔들었습니다. '천안문사태'입니다. 1989년 6월 4일이었습니다.
천안문사태 때 탱크 진입을 막는 한 시민 [AP=연합뉴스] |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40주년이 되는 이 해에, 중국은 지식인과 대학생을 중심으로 민주화의 요구가 거세게 타올랐습니다. 학생운동에 대한 지지표시 탓에 당 총서기에서 물러났던 후야오방(胡耀邦)이 세상을 떠나면서 시위는 커졌습니다. 결국, 중국은 계엄령을 발동하고 무력으로 시위를 진압했습니다.
권력의 정점에 있던 덩샤오핑은 개혁개방의 속도를 조절하며 장쩌민(江澤民), 리펑(李鵬) 등의 보수파를 전지 배치했습니다.
이후 중국 지도부의 보수적인 분위기를 타파하고 개혁개방의 방향을 확실히 천명하는 덩샤오핑의 행보가 있었습니다. '남순강화(南巡講話)'입니다.
1992년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그는 상하이, 선전, 주하이, 우한 등 남방의 경제특구를 순시하며 개혁과 개방만이 중국의 미래임을 강조했습니다. '사회주의 시장경제론'이 확실히 고개를 들었습니다.
선전 시에 걸려 있는 덩샤오핑 남순강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덩샤오핑이 걸어온 길을 가장 잘 나타내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도광양회(韜光養晦)'입니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기른다'는 뜻입니다. 그로부터 중국은 멀리, 빠르게, 강하게 나아갔습니다.
이후 '세계 속에 중국의 역할을 강조한다'는 '유소작위(有所作爲)', '강국으로서 평화롭게 우뚝 선다'라고 선언한 '화평굴기(和平屈起)', '내가 주인이 돼 움직인다'는 '주동작위(主動作爲)'로 이어졌습니다.
오늘날의 상하이 [이매진차이나] |
'중국몽(中國夢)'. 세계 G2로 자리 잡으면서 미국과 경쟁하고 또 대립하며 세계를 흔드는 중국은 앞으로 어떤 길을 걸을까요? 그리고 그 틈바구니에서 우리는 어떤 길을 걸어야 할까요?
doh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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