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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투자노트] 경제대통령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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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성 높은 여론조사로 유명한 미국 퀴니피액대학교가 지난 7일 흥미로운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관한 조사인데, 민주당원 중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 회복에 기여했다고 답한 비율이 30%(2월 기준)로 전월대비 7%포인트 증가했다는 내용이다.

민주당원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이 7%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이 수치는 심지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뛰어넘은 수준이라고 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법인세 인하를 포함한 세제 개편, 인프라 투자 기대감 때문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기업인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경제 분야에 관심이 많다.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 짧게나마 트위터에 글을 올릴 정도다. 결국엔 자기 자랑으로 끝날 때가 많지만, 그래도 관심 갖고 지켜본다는 것은 증시 참여자 입장에선 나쁘지 않을 것이다.

미국 증시는 6일 연속 올랐다. 설 연휴 기간 미국 증시가 하락할 지 모른다는 염려의 시각이 있었으나 보기 좋게 넘어섰다. 지난 16일(현지시각) 다우지수는 2만5219.38로 지난달 26일 기록한 최고가(2만6616.71)보다 고작 5.2% 낮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2월 초 있었던 급락은 ‘성장통’이라는 시각이 대세론으로 굳어지고 있다. (미국의 1월 소매 판매가 쇼크 수준이었던 것이 다소 변수지만.)

조선비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2월 12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한국은 무역에 관해서는 동맹국이 아니다”라며 ‘호혜세’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블룸버그



글로벌 대표 증시인 미국이 오르면 국내 증시로서도 나쁠 것은 없다. 하지만 맏형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다 같이 잘 살겠다는 생각이 별로 없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외의 나머지 국가들이 미국의 이익을 빼앗았다고 생각하며, 되돌려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탁기와 태양광에 이어 이번에 타깃이 된 것이 바로 철강과 알루미늄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한줄은 때로는 정신 나간 소리로 느껴진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 “트럼프는 이상한 사람이지만, 경제는 살린다”는 이미지가 굳어지면 굳어질수록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혹은 회복되는) 증시 또한 트럼프에게는 우군이다.

어디서 갑자기 어떤 정책이 나와 우리나라 기업들에 큰 타격을 줄지 모른다. 최근 정치적 이슈 때문에 우방인지 아닌지를 두고 시끌시끌한데, 어차피 아무리 친한 친구라고 할지라도 마냥 퍼주는 관계는 있을 수 없다.

미국은 1조5000억달러의 인프라 투자로 인해 대규모 자금 조달이 예고되고 있다.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법인세 인하 때문에 국채 발행 규모가 예상(2000억달러)보다 커질 것 같다고 우려한다. 금리를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 너무 많이 찍어낼 경우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뜬금포를 잘 날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너무 걱정된다. 혹시 이번에는 우방이라며 국채를 매수하라고 쪼아대지는 않을는지.

안재만 기자(hoonp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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