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석 PD 인터뷰…AI로 게임 내 식물·동물 생태계 구현
넥슨 이은석 프로듀서 |
'야생의 땅: 듀랑고'를 제작한 이은석 넥슨 왓 스튜디오 프로듀서는 19일 넥슨 사옥에서 "아무의 땅도 아닌 곳에 깃발을 꽂고 내 땅을 선언한다든가, 내 땅에서 내 집을 건설하는 경험 등 우리 안에 내재된 로망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작년 한 해 리니지M, 리니지2 레볼루션을 필두로 판타지 세계 배경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가 휩쓸었던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지난달 25일 출시된 듀랑고는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현대인이 공룡 시대로 '워프'해 수렵, 채집, 농사 등을 경험하며 야생을 개척한다는 설정으로 판타지 일색의 MMORPG에 지친 유저들의 공감을 얻었다.
이 PD는 "듀랑고는 바스크어로 '물의 땅'이라는 뜻"이라며 "듀랑고 세계에서는 자연 그 자체를 상징하는 물과 문명을 상징하는 불이 두 축"이라고 전했다.
듀랑고는 넥슨에서 그동안 서비스했던 모바일 게임 중 유저가 가장 많을 정도로 인기다. 하루 게임 이용자 수, 동시 접속자 수도 그동안 넥슨 모바일 게임 중 최고 기록이다.
듀랑고 |
그동안 본 적 없던 공룡 세계를 구축하는 데는 인공지능(AI)이 큰 역할을 했다.
게임 설정상 유저들이 늘어날 때마다 개척할 섬이 자동으로 늘어나는데, AI로 섬을 무작위로 만들었다. 식물, 동물도 각 섬의 기후에 맞게 배치했다. 생태계 시뮬레이션을 만드는 데는 지질학·고생물학 박사 출신 프로그래머가 기여하기도 했다.
이 PD는 "섬을 개연성 있게 만들기 위해 지형을 정하고 생물군계에 맞게 식물과 자원들을 배치했다"며 "인간이 채집한 식물이 사라지면 실제 자연처럼 일부는 복구된다. 인간의 개입 없이도 동물들끼리 싸우거나 욕구에 따라 자고 물먹는 모습 등도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AI가 아니었다면 훨씬 많은 개발자가 단순 노동에 해당하는 일을 해야 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PD는 "아직은 게임 내 AI 접목이 기초적인 단계"라면서 "앞으로 유저들이 어떤 부분에서 더 재미를 느끼거나 재미없어하는지를 분석하고 유저 플레이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AI가 구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듀랑고 |
앞으로 듀랑고는 야생을 개척하는 '공룡시대'를 넘어 발전된 문명으로 진화해 나갈 예정이다.
"게임을 재밌자고 하는건데 고도로 산업화된 사회가 돌아가고 은행에서 대출받아 집 짓는다면 너무 빡빡하겠죠"라며 웃은 그는 "산업혁명 이전까지 문명의 상한선을 두고 부족연합이 국가로 발전하는 방향이나 섬 단위 국가를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농부, 요리사, 건축가 등에 더해 예술가라는 직업도 추가할 계획이다.
듀랑고처럼 '세상에 없던 게임'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PD는 "듀랑고가 게임 생태계의 다양성을 만드는 좋은 사례가 됐으면 한다"며 "글로벌 서비스 런칭을 성공적으로 해서 듀랑고와 왓스튜디오라는 브랜드가 세계의 게임 팬들에게 많이 알려지고 사랑받았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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