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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서울 대형병원 간호사 생전 남자친구에 "자존감이 떨어져 죽을 것 같다" 메시지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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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탓' 주장…병원 "그런 일 없었다"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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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형병원 간호사 A씨가 생전 남자친구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이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A씨는 남자친구 B씨에게 "하 진짜 너무 두렵다" "그만두고 싶다. 뫼비우스의 띠같아
"그냥 너무 자존감이 떨어졌어. 죽을 것 같아"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A씨는 지난 15일 오전 10시 40분쯤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B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여자친구의 죽음은 괴롭힘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글을 게재했다.

B씨는 "간호사 윗선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태움'이라는 것이 여자친구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갔다"고 주장했다. 태움이란 선배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를 괴롭혀 가르치는 방식을 지칭하는 단어로,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이 담겼다. 교육을 위해서라지만 일반 괴롭힘과 똑같은 것.

사건이 나기 전 '나 큰일났어. 무서워. 어떡해?'라는 메시지를 받고 병원으로 갔다는 B씨는 "여자친구가 멀리서 손을 벌벌 떨면서 다가오더라. 그렇게 무서워하는 얼굴은 처음이었고,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저와 뜬 눈으로 지샜지만 아침이 되어도 두려워하는 모습은 여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례식장에서 제가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는데도 꿈쩍도 하지 않던 분들 다 기억한다. 저와 미래를 약속했었던 여자친구의 억울함을 풀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선배 간호사의 괴롭힘 때문'이라는 유가족과 B씨의 주장에 해당 대형병원은 "1차 조사 결과 괴롭힘은 없었다. 보강 조사를 통해 상황을 면밀히 파악할 예정"이라며 선을 그었다.

앞서 지난 13일 A씨는 중환자실에서 환자의 배액관(수술 후 뱃속에 고이는 피나 체액을 빼내는 관)이 망가지는 일이 있은 후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날인 14일 수간호사에게 면담을 요청한 것에 대해 병원 측은 "A씨를 문책하거나 책임을 돌리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병원 관계자들을 불러 직장 내 괴롭힘 여부에 대해 확인할 예정이다.
전기연 기자 kiyeoun01@ajunews.com

전기연 kiyeoun0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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