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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첫 흑자 낸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와 `부활 찬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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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잭 도시 트위터 CEO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CEO열전-48] "140자로 글자 수를 제한했던 원칙을 풀었던 것도 효과가 컸습니다." 지난 8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트위터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잭 도시의 목소리는 활기에 넘쳤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2013년 증시 상장 이후 처음으로 트위터가 흑자를 냈기 때문이다. 매출은 7억3156만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2% 증가했고 순이익은 9107만달러를 기록했다.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3억3000만명으로 4%가량 늘었고 매일 트위터를 보는 사람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만성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트위터의 화려한 부활을 알리는 소식이었다.

연일 화제의 트윗을 날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정치가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실적 개선을 주도한 사람은 잭 도시 최고경영자다. 그는 2015년 6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트위터 사령탑에 올랐다. 창업 동료들에 의해 쫓겨나다시피 회사를 떠난 지 7년 만이었다. 도시는 페이스북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트위터를 살리기 위해 이전에는 시도하지 않았던 전략을 실행에 옮겼다. 뉴스 속보와 동영상 등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도입했던 것이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에는 실시간 중계를 통해 다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압도하는 저력을 보였다. 페이스북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초점을 흐린 데 비해 트위터는 고유의 장점인 간결미를 최대한 살렸다. 가급적 많은 정보를 취합하고 보여주려 했던 경쟁 업체들보다 빠른 반응 속도로 승부수를 던졌던 것이다. 선거 관련 토론자 발언의 진위 여부를 즉각 파악해 소통하고 사용자들의 의견을 신속하게 업데이트하며 인기를 끌었다. 이는 도시가 트위터를 창업할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간결한 의사소통이 다양한 정보와 만나 시너지를 올릴 수 있음을 증명하는 계기가 됐다.

도시가 2006년 어느 날 첫 트윗을 올린 뒤 트위터는 SNS의 선구자로 주목을 받았다. 트위터 사용자는 꾸준히 늘어 5년 만에 하루 1억개가 넘는 트윗이 올라왔다. 매일 수십만 명이 새로 트위터 계정을 만들면서 SNS 세상을 지배했다. 그러나 트위터는 결정적인 약점이 있었다. 사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수익원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후발 주자인 페이스북이 다양한 방식의 광고를 유치하며 돈을 쓸어담고 있는 와중에도 트위터는 적자에 시달렸다. 잠재력을 인정받아 상장할 때 10조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았지만 낮은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해 회사는 쪼그라들었다. 구글에서 최고경영자를 영입하며 변화를 시도한 것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

바로 이런 시기에 잭 도시가 친정의 부름을 받고 구원투수로 트위터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당시 그는 모바일 결제서비스업체인 스퀘어를 창업해 6년째 성장시키며 유능한 기업인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트위터가 수익을 내지 못하는 원인은 많았지만 두 가지가 특히 문제가 됐다. 하나는 트위터가 본질 가치로 여기는 140자 제한이었다. 너무 엄격하게 이 원칙을 적용하다 보니 마케팅에 한계가 있었다. 사진과 동영상, 다양한 텍스트를 공유하고자 하는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이는 독이 됐다. 유연한 태도를 취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에 페이스북이 시장을 차지하고 말았다. 다른 하나는 토론만 있고 실행이 뒤따르지 못하는 조직 문화였다. 많은 아이디어가 제안됐지만 실제 활용된 것은 별로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도시는 취임하자마자 트위터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여러 대책을 강구했고 2년6개월 만에 실적으로 존재감을 보였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소프트웨어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었다. 대학에 입학했지만 프로그래머로 활동하기 위해 중도에 학업을 포기했다. 창업에 뜻을 두고 나서 그는 온라인상에서 간결한 의사소통의 효용을 감지했고, 이를 사업으로 연결했다. 트위터와 140자 원칙이 탄생한 배경이다. 트위터의 존재 이유를 설명할 때마다 도시는 이렇게 강조한다. "140자 제한은 우리에게 간결함의 시간을 준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이해하고 있다. 정말로 중요한 곳에 집중하고 있으며 혼란스러운 부분은 제거하고 있다." 비록 엄격한 140자 제한을 포기하기는 했지만 트위터의 정신은 이어지고 있다.

도시는 간결미에 다양성을 더해 트위터 부활의 빛을 쏘아 올렸다. 유연한 태도를 가지고 트위터의 정체성을 고수하면서 사용자 요구를 재빨리 반영하는 수완을 보이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것이다. 트위터가 완전히 살아날 것인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하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수많은 유력 인사들이 열심히 트윗을 날린다면 페이스북을 따라잡는 날이 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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