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2·평택 단기 입주단지 몰리면서 세입자 찾기 어려워
동탄2신도시 전경© 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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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중개보수 100만원 더 줄 테니 세입자 빨리 구해달라는 분들도 있어요. 아무래도 투자자 분들이 많아 잔금 마련해야 하는 분들은 속이 타들어가고 있어요"(평택시 A공인중개업소 대표)
경기도 평택과 동탄2신도시 등 경기도 남부에서는 세입자 찾기에 비상이 걸렸다. 건설사들이 부동산 호황기를 맞아 밀어내기 분양에 나선 곳들이 역풍을 맞고 있다. 한꺼번에 매물이 쏟아지면서 전셋값도 분양가 절반 이하에서 형성되고 있다.
현지에선 집주인 상당수가 투자자들로 실입주가 아닌 탓에 전세 공급이 넘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입자를 찾아 잔금을 치뤄야하는 특성상 집주인들은 발등에 불이 떨이진 모습이다.
◇ 동탄2신도시, 입지마다 선호도 천차만별
1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동탄2신도시 입주물량은 Δ2015년 1만6535가구 Δ2016년 7811가구 Δ2017년 1만3156가구 Δ2018년 2만1982가구(예정)다.
올해 입주는 전년과 비교하면 2배 가까운 수준이다. 지난달 동탄2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 4차(740가구)와 e편한세상동탄(1526가구)에 이어 이달부터 동탄2신도시3차푸르지오(913가구)·금강펜테리움센트럴파크4차(1195가구) 집들이가 시작됐다. 현재 시세는 전용면적 84㎡의 경우 2억 초반대에 가능하다.
동탄2신도시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동탄역 인근은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3억원 이상이 필요하다"면서도 "입주가 계속되면서 전체적인 전셋값도 1000만∼2000만원 정도 낮아졌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최근 입주하는 단지 모두 주변 인프라가 부족해 선호도가 떨어지고 세입자 찾기가 어렵다. 남동탄에선 1억원대 전세 매물이 쏟아지고 있지만 계약자는 쉽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문제는 동탄역 주변을 제외하면 역전세난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하반기에만 올해 입주량의 절반 이상이 몰려 있다. 또 2년 계약이 마무리되는 재계약 물량과 겹치면서 한동안 전셋값 약세는 계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집주인들도 예상 밖 하락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입주 초기에 당연하게 받아들인 전셋값 약세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어서다.
A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들도 주택시장 호황을 믿고 계약을 했지만 손해를 보고 분양권을 내놓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쉰다"며 "일단 전셋값이 저렴해 젊은층에서 문의가 많으나 주변 인프라와 입지를 보고 포기하는 분들도 여럿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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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 삼성반도체 공장 등 호재 넘쳐…공급량도 역대급
평택은 미군부대 이전과 SRT지제역 개통, 삼성반도체 공장 가동이라는 대형 호재가 넘쳤다. 건설사들도 세교지구와 소사벌지구 등 택지개발 분양을 쏟아냈다. 이렇게 단기간에 쏟아진 물량은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평택시는 지난해 7714가구에 이어 올해 8973가구가 입주에 나서며 전세 소화불량에 걸렸다. 지난달 힐스테이트 평택1차(822가구)를 시작으로 이달부터 비전아이파크(585가구)·평택장당동제일풍경채3차(448가구) 등 입주 단지가 줄줄이 등장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평택시 주간 전셋값 변동률은 올 들어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1월 첫째주 -0.35%을 시작으로 이달 들어서도 하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문제는 내년 입주량도 1만5868가구로 예고돼 있어 전세시장 약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교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자금 1억원대 중반이면 원하는 동호수를 찍어 계약이 가능하다"며 "매물은 넉넉해 다양한 타입을 보고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개사들도 신규 입주가 계속되면서 설날 연휴도 반납하고 계약자 찾기에 나서고 있다. 일부 집주인들은 중개보수를 법적인 수준보다 높게 제시하며 자신의 물건부터 계약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명절 연휴에도 사무실을 나와 고객들 응대를 해야 한다"며 "입주가 시작되면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찾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더욱 초초해진다"고 전했다.
평택 비전동 일대 아파트단지 전경 © 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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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묻지가 계약 후폭풍…인프라 부족해 전세민 외면
전문가들은 역전세난 근원에 대해 부동산 호황을 맞아 실수요가 아닌 투자자들이 대거 청약시장에 진입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전세금을 받아야 잔금을 치러야 하는 투자자 물량이 대거 쏟아지는 것이다. 여기에 세입자 구하기도 쉽지 않아 장기 미입주 사태도 우려되고 있다.
현재 전세 계약자 찾기에 한창인 용이동과 세교동 집주인들은 조급해졌다. 정부의 대책이 강화되면서 예상보다 웃돈이 하향세를 거듭하자 투자자 일부는 분양가보다 3000만원 싸게 매매로 매물을 내놓고 있다.
세교동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분양가에서 3500만원 이하에서도 매매 거래가 멈춰 있다"며 "평택은 삼성반도체 호재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고덕신도시만 분위기가 살아 있다"고 귀띔했다.
일반적으로 신도시 등에선 입주 초기 역전세난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빠르게 인프라를 조성해 인구 유인 요소를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동탄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위례신도시도 초기 어려움을 겪고 집값이 2배 올랐다"며 "2년 후엔 인프라 조성도 상당수 마무리돼 재계약할 경우에 전셋값을 올려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passion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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