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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문형남의 4차산업혁명] 에스토니아를 벤치마킹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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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조선

4차 산업혁명을 가장 잘 구현하고 있는 나라는 어디일까? 4차 산업혁명에 관한 세미나에 참여하고 관련 자료를 살펴보면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인 국가로 독일이 가장 많이 나오며, 미,일,중의 사례가 자주 언급된다.

하지만 필자는 4차 산업혁명을 가장 잘 실현하고 있는 나라로 에스토니아를 꼽고 싶다. 소수의 전문가만이 에스토니아를 4차 산업혁명의 대표 모델로 얘기하는데, 우리나라 공무원・기업인・일반 시민 등 많이 사람이 에스토니아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이해하고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최근 에스토니아 대통령은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필자는 에스토니아에 대해 세 번 놀랐다. 오래전 전자정부 관련 연구와 정부 과제를 수행하며 유럽 북동부에 위치한 에스토니아라는 작은 나라에 대해 처음 알게 됐다. 그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에스토니아의 전자정부 수준이 높은데 놀랐다. 2년 전쯤에는 창업에 대해 강의하며 에스토니아가 전 세계 희망자 누구에게나 전자시민권(전자신분증)을 발행하고, 창업 환경이 좋아 전 세계 우수 인력이 몰려든다는 것을 알고 다시 놀랐다. 최근에는 블록체인에 대해 연구를 하며 에스토니아의 전자시민권이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 재차 놀랐다.

에스토니아는 전 세계 최초로 국적과 관계없이 자국의 전자시민권을 발급하는 이-레지던시(e-Residency) 프로그램을 시행한 나라다. 에스토니아 정부의 보안 디지털ID 시스템과 e-서비스는 위치에 제한을 받지 않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나라 곳곳에 흩어져 사는 국민은 물론 국외 거주 국민, 에스토니아 국적 신청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전 세계 어디에서든 온라인으로 에스토니아 정부의 모든 전자행정 서비스는 물론, 현지 은행 계좌를 개설하거나 법인을 설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에스토니아 정부는 인구 125만명, 협소한 국토, 부족한 천연자원 등 약점이 많다. 이에 지식 산업에 눈을 돌려 국가의 미래를 세웠고, 전자정부 시스템을 구축해 전 세계 인재와 기업을 유치하고 있다. 에스토니아에서 시작된 '스타트업 열풍'은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우크라이나 등 주변국으로 확산됐다.

2017년 초 유럽 최초로 '스타트업 활성화 법'을 시행한 라트비아가 대표적인 예다. 이 법은 스타트업 종사자의 월 소득 4050유로(530만원)까지는 소득세를 최대 월 259유로(34만원)까지만 부과하는 내용을 담았다. 국외에 있는 과학 분야 인재가 라트비아 스타트업에 취업하면 소득세를 아예 면제해준다. 2017년 5월에는 라트비아에서 창업하는 외국인이 더욱 간편하게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스타트업 비자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에스토니아의 '스타트업 비자' 제도를 그대로 들여온 것이다.

에스토니아는 4차 산업혁명의 실체를 잘 보여주는 나라다. 전자시민권은 국경과 관계없이 정부 역시 사용자(시민)가 취사선택이 가능한 하나의 플랫폼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이런 시대적 흐름은 여러 정부와 국가가 온라인 레지던시 프로그램과 같은 행정시스템을 이용해 경쟁력 있는 기업,인재를 유치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날이 머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

에스토니아 경제는 전자정부와 전자시민권 발행, 창업 유치 등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한 4차 산업혁명 전문가는 "문재인 대통령이 에스토니아를 4일 동안 다녀와서 '에스토니아의 기적'과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무원과 기업인도 에스토니아를 다녀와 많은 것을 배워 한국에 적용할 분야를 찾으면 좋겠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문형남 교수는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나와 고려대 경영정보시스템(MIS) 석사, 성균관대 경영정보(MIS) 박사 과정을 거쳤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공학박사, 북한대학원 북한학박사(북한 IT전공)를 수료했으며 동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매일경제신문 기자를 거쳐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IT융합비즈니스전공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생산성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IT조선 문형남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IT융합비즈니스 전공 주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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