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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MT리포트]뽑는 곳 주는데…11~14학번 졸업생은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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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청년들의 실업은 현재의 문제를 넘어 미래엔 더 큰 재앙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2년 이후 청년고용 문제의 압박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용구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이같은 '인구구조 프레임'은 또다른 '희망고문'으로 뒷날 밝혀질 수도 있다. '2차 에코 베이비 부머'들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한 취업시장 현장과 대안을 알아본다.

[[2022 청년일자리 턴어라운드]②신입생 수 가장 많은 11~14학번 졸업 시작, 고용여력 큰 고성장기업은 갈수록 줄어…"성장하는 산업·기업 나와야 청년 일자리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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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9년 만에 가장 많은 아이가 태어났다. 1993년생이 주로 4년제 대학에 들어간 2012년 신입생 수는 역대 최다였다. 12학번이 취업 전선에서 일자리 전쟁을 치르고 있는 지난해 대학 졸업생 역시 집계 이래 가장 많았다.

그동안 청년 실업률은 대학 졸업생과 기업 간 '미스매치'로 상승한 면이 컸다. 수요(구직자)를 감당할 공급(좋은 일자리)이 적었다. 이에 더해 앞으로 4년간 12학번을 비롯한 20대 후반 인구가 크게 는다. 전에 없던 수요 충격이다. 좋은 일자리는 여전히 많지 않고 경쟁자가 급증하는 게 20대 후반 청년에게 닥친 현실이다.

18일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2012년 4년제 대학 입학생 수는 37만2941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2013년(36만5515명), 2014년(36만3655명), 2011년(36만1686명) 신입생 수가 그 다음이다.

입학생은 졸업생 숫자에 그대로 영향 끼친다. 4년제 대학 졸업생 수는 지난해 33만5367명으로 역대 최다다. 2000년만 해도 21만4498명이었던 졸업생 수는 17년 만에 12만명 넘게 뛰었다. 그만큼 대졸 구직자가 늘었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11~14학번 남학생을 감안하면 당분간 졸업생 수는 지난해와 비슷할 전망이다.

12학번을 중심으로 신입생이 가장 많았던 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대학 진학률과 인구다. 대학에 가는 고등학생은 오랜 기간 증가해왔다. 아울러 20대 후반에 해당하는 1990년대 초중반 출생아 수 자체가 많다. 1998년 외환위기와 맞물리면서 저출산이 본격화하기 직전이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1993년생은 72만3892명으로 1984년(72만9115명) 이후 9년 만에 최다였다. 1960년 100만명에 육박했던 출생아 수는 1990년 65만명까지 떨어졌다. 정부가 출산 억제정책을 펼친 결과다. '둘도 많다'고 적힌 포스터가 거리 곳곳에 붙어있던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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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생이 18일 서울시내 한 대학교에 마련된 채용정보 게시판 앞을 지나고 있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9월 20대(20~29세) 고용률은 57.9%로 전년동월(58.7%)대비 0.8%포인트(p) 감소했다. 청년체감실업률도 월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년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 3은 21.5%로 전년 동기 대비 0.2%p 뛰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5년 이후 9월 기준 가장 높은 수치다. 2017.10.1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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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출산율이 예상보다 빨리 떨어지자 1990년 산아제한 정책을 완화했다. 피임, 인공유산 지원을 중단했다. 그러자 출산율이 반짝 올랐다. 당시 태어난 게 1991~1996년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앞으로 4년 동안 20대 후반 인구(39만명)가 확 늘어 특단의 청년실업 대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세대다.

정부는 20대 후반을 2차 에코붐 세대라고 부른다. 2차 베이비붐 세대(1960년대 후반~1970년대 초반생)의 자녀라는 의미다. 이 같은 해석에 반론도 있다. 2차 베이비붐 세대가 1991~1996년생을 낳으려면 20대 초중반에 출산이 몰려야 하는데 1990년대만 해도 첫 출산연령이 26세 이상이어서다.

인구에서 비롯되는 청년고용 충격은 피할 수 없는 변수다. 공급이 힘을 내야 한다. 하지만 좋은 일자리는 턱없이 모자라다. 일자리 측면에서 청년실업의 단면을 보여주는 게 고성장기업 수다.

2016년 매출액·상용근로자 수가 연평균 20% 이상 증가한 고성장기업은 4093개다. 역대 가장 많았던 2012년보다 1010개(24.7%) 줄었다. 같은 기간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 고성장기업은 2402개에서 1300개로 뚝 떨어졌다. 25~29세 청년실업률은 2012년 6.6%에서 2017년 9.5%로 치솟았다.

최경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인적자원정책연구부장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같은 우리나라 주력 산업에서 새로운 사람을 많이 뽑기 어려운 구조"라며 "성장하는 산업과 기업이 나와야 청년 일자리 문제가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청년 실업의 근본 원인이 인구가 아니라는 점에서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는 계속 밀고 나가야 한다"며 "다만 앞으로 4~5년 간 청년 고용이 워낙 힘든 상황이라 단기 대책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박경담 기자 damda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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