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를 경영하다 보니 여행지 추천해달라, 가장 좋았던 곳이 어디냐는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감사하게도 세상의 멋지고 아름다운 곳을 참 많이도 다녔습니다. 그중 가장 신났던 경험은 미국 서부 샌디에이고 라호야 해안 절벽에서의 패러글라이딩입니다. 젊은 시절 패러글라이딩의 매력에 빠져 우리나라 곳곳을 다니다 패러글라이딩계의 세계적인 명소라는 라호야의 소문을 듣고 언젠가 꼭 가야겠다 다짐했죠.
스페인어로 보석이라는 뜻의 라호야. 마침내 만난 라호야는 명성 그대로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과 절벽에 부드러운 바람까지. 정말 패러글라이딩하기 완벽한 장소였습니다. 보통 패러글라이딩은 높은 산에서 시작해 서서히 활강하다가 넓은 평지에 착지하는데, 이곳은 바람이 워낙 좋다 보니 하늘을 마음껏 날다가 다시 시작점으로 돌아와 착지할 수 있습니다. 세계에서 보기 드문 명소죠. 캘리포니아 해안 절벽을 따라 새처럼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상상. 여기서 현실이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딴 패러글라이딩 면허증은 미국에서 통하지 않아 이틀 동안 교육을 받고 코스를 숙지한 후에 홀로 패러글라이딩에 도전했습니다. 잘 놀다가 착지를 잘못해 왼쪽 발을 좀 다쳤는데 그래도 신나게 탔습니다. 한국에 돌아와 병원에 갔는데 인대가 끊어졌더라고요.
패러글라이딩에 관심을 갖게 된 건 2001년 3월, 타히티에서입니다. 스쿠버다이빙을 하러 찾은 곳인데, 이때까지 가본 바다 중 가장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여기서 상어 먹이 주기를 구경한 적이 있습니다. 엄청 큰 상어는 아니고 작은 상어에게 먹이 주는 것을 보는 건데 다 같이 바닷물에 들어가 원을 그리듯이 자리를 잡고 가운데 상어 먹이를 든 사람이 작은 상어들에게 먹이를 주는 것을 보는 체험입니다. 주변으로 사람 몸집의 네다섯 배나 되는 상어가 빙빙 돌아 아찔했는데 사람을 해치는 상어는 아니라니 안심했지요. 어쨌든 이 체험을 하기 전, 산 쪽에서 패러글라이딩하던 사람들이 다이빙을 끝내고 나온 한참 뒤에도 계속 타고 있길래 저건 뭘까 궁금해서 패러글라이딩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도 종종 이 추억들을 꺼내어 보곤 합니다. 방금 땅에 착지한 듯 가슴 벅찬 느낌이 생생합니다.
[홍성원 웹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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