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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아웃렛서 불꽃놀이-마술쇼… ‘놀면서 쇼핑’ 승부수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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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아울렛 작년 매출 1조 돌파

송도점, 만화캐릭터로 인기만점…어린이 공연 등 이벤트 적극 활용

경기악화-관광객 감소에도 큰성과

“내년 3곳 추가… 2년후 매출 2조”

동아일보

11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지하 1층 실내 광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가족 단위 고객들이 공연을 보고 있다. 인천=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11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지하 1층 실내 광장. 오후 2시가 가까워 오자 한산했던 광장 주변에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처음엔 ‘반짝 세일’을 하는가 싶었지만 광장에는 판매대 대신 무대 공연에 쓰는 대형 스피커가 설치됐다. 사람들은 줄을 서는 대신 광장 중앙이 잘 보이는 자리를 차지하기 바빴다. 모여든 사람들은 대부분 30, 40대 젊은 부부와 그들의 어린아이들이었다.

잠시 후 음악이 나오자 만화 캐릭터 인형 탈을 쓴 사람들이 등장했다. TV에서 방영한 ‘출동 슈퍼윙스’ 캐릭터로 변장한 이들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면서 관객들을 향해 다양한 포즈를 취했다. TV에서만 보던 만화 캐릭터의 등장이 신기한 듯 아이들은 노래와 동작을 따라 했다. 음악 소리에 이끌려 뒤늦게 도착한 부모들은 목말을 태워 아이들이 무대를 볼 수 있게 했다. 의류 매장이 즐비한 아웃렛이었지만 광장의 모습은 키즈카페나 놀이공원 같았다.

이날 현대아울렛 송도점에서는 총 3회의 만화 캐릭터 공연이 열렸고 1000여 명이 몰렸다. 아이들과 함께 공연을 본 김선희 씨(35·여)는 “추운 날씨 탓에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곳이 딱히 없었는데, 아웃렛에서 공연을 하니 쇼핑을 하면서 아이들과 시간도 보낼 수 있어 자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18일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쇼핑공간에 불꽃놀이나 캐릭터 공연 같은 문화 이벤트를 접목한 아웃렛의 실험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 2015년 김포점을 시작으로 2016년 송도점, 동대문점이 문을 연 현대아울렛은 지난해 총 1조2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대아울렛의 매출이 1조 원을 넘어선 것은 2014년 아웃렛 사업을 시작한 후 처음이다. 개장 첫해 3000억 원에 그쳤던 매출은 3년 만에 4배 수준으로 뛰었다. 연간 방문객도 지난해 2000만 명을 넘어섰다.

현대아울렛은 2007년과 2008년 각각 아웃렛 사업을 시작한 신세계와 롯데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높은 성장률로 유통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국내 경기 악화와 관광객 감소로 백화점 등 유통업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라 아웃렛의 약진은 눈에 띈다.

유통업계는 현대아울렛의 성공 비결로 문화 콘텐츠 강화를 꼽고 있다. 송도점은 주말마다 캐릭터 쇼, 음악 공연을, 김포점은 불꽃축제, 마술쇼를 열고 있고, 동대문점은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서울 도심의 특성을 살려 밴드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쇼핑 매장이 주를 이루는 다른 아웃렛에 비해 식품 매장을 강화한 것도 가족 단위 고객들의 발길을 잡은 요인이다. 김포점은 식음료 매장 면적이 전체의 10% 내외였지만 이후 개장한 송도점과 동대문점은 식품매장 비율이 각각 15.4%, 17.0%로 크게 늘었다.

송도점에서 만난 유정화 씨(40·여)는 “꼭 쇼핑 때문이 아니라 공연을 보거나 외식을 하기 위해 아웃렛에 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면서 “교외가 아닌 도심 근처에서 백화점보다 저렴한 가격에 쇼핑과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어 아웃렛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앞으로 여는 아웃렛 매장도 문화 콘텐츠를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내년까지 쇼핑과 문화를 접목한 콘셉트의 아웃렛 3개를 추가로 조성해 2020년 매출 2조 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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