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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단독] "보람상조 제보 받습니다" 손혜원의 수상한 비리 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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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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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대형 상조회사에 대한 비리 제보를 받겠다고 공개적으로 나섰다.

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람상조에 대한 제보를 받습니다. 비리, 서비스의 문제점 등 적극적인 제보 바랍니다”라고 적는 등 보람상조 관련 비리 제보를 받겠다는 내용의 글 3개를 잇따라 올렸다. 최철홍 보람그룹 회장이 보람상조를 설립한 과정, 부인과 자녀에게 최 회장의 지분을 승계한 내용 등을 취재한 주간지 기사를 첨부하며 “보람상조는 어떤 회사인지 보람상조의 창업주와 승계 상황을 알아봅시다”라고 썼다.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스타덤에 오른 손 의원이 보람상조를 타깃으로 삼은 이유는 뭘까. 그 이유 역시 페이스북에 적혀 있다. “제 다음 까페에 올라온 상암동 주민의 민원”이라는 설명과 함께 손 의원이 복사해서 붙여놓은 글에는 손 의원의 지역구(서울 마포을)에 속한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파크 아파트 9단지 맞은편에 보람상조가 ‘메모리얼파크’라는 이름을 붙인 장례식장이 들어설 예정이라는 내용이 설명돼 있다. 쉽게 말해 일종의 혐오시설로 분류되는 장례식장이 생기는 걸 손 의원이 나서 막아달라는 민원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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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람상조 관련 비리 제보를 받겠다고 페이스북에 올려 놓은 글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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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손 의원은 장례식장 시설 자체가 아닌 보람상조 관련 비리 제보를 입수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선 것일까.

보람상조가 짓겠다는 장례식장이 논란이 된 건 2015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옛 국방대학교 터와 월드컵파크 9단지 사이의 부지에 장례식장 신축이 추진되자 대덕동(현천동ㆍ덕은동ㆍ화전동의 3개 법정동으로 구성)과 상암동 주민이 반발했고, 인ㆍ허가 주체인 고양시도 건축허가를 내주기를 꺼려했다고 한다. 하지만 적법 요건을 갖춘 이상 허가를 내주지 않는 것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 건축이 결국 허가됐다. 게다가 장례식장 예정지 인근의 주민도 건축에 동의를 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이곳을 지역구로 둔 정재호(경기 고양을) 민주당 의원으로선 적극적으로 장례식장 문제를 공론화하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당 관계자는 “고양시도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기 위해 국토교통부에 적극적으로 알아본 것으로 알지만 요건을 갖췄기 때문에 허가를 내주지 않는 것도 불법이 될 수 있어서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행정적으로 권한이 없는 마포구를 지역구로 둔 손 의원으로서도 당연히 다른 방법을 찾기 어려웠다고 한다. 이 때문에 보람상조 회사 자체를 타깃으로 삼아 공개 압박하는 전술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적법한 건축허가에 대해 ‘님비(NIMBYㆍNot In My BackYard) 현상’이 벌어지는 걸 넘어 국회의원이 공개적으로 압력을 행사하는 게 온당하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손 의원의 페이스북 글에는 “취지와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만, 의원이 직접 이렇게 공조직도 아닌 특정한 사설업체를 지정하여 공개적으로 나서는 것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른지 왠지 마음 어딘가에 걱정이 된다”는 댓글이 달렸다.

이에 대해 손 의원은 “우리 지역 상암동 주민들의 아우성이 계속되고 있으나 누구도 들어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고양시도 서울시도 적법한 상황이라 도시 한복판의 장례식장, 납골당을 누구도 막을 수 없다는 답변”이라며 “저도 적법하게 하겠다. 보람상조 불매운동밖에는 아무것도 할 방법이 없다. 상암동 주민과 함께 싸우겠다”는 답변을 적었다.

손 의원 측은 1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역구 주민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며 “지금은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고, 의견이 모아지면 실제 손 의원이 어떻게 움직일지는 더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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