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경기 막판 서이라는 헝가리 선수와 엉켜 넘어졌다. 서이라는 가까스로 다시 일어나 달린 끝에 3위로 골인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서이라가 길을 막은 탓에 동료인 임효준이 인코스 추월을 시도할 수 없었다며 욕설과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나 정작 선수들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반응이다. 서이라는 “결승 라인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선수의 도리라고 생각해 끝까지 열심히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축전을 보내 “다시 일어나 끝내 달려 이뤄낸 결과”라고 칭찬했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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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선전을 펼치고 있는 컬링대표팀 선수들은 선수촌에 들어가기 앞서 스스로 휴대전화를 걷은 뒤 감독에게 맡겼다. 네티즌의 ‘악플’에 시달리지 않기 위해 짜낸 고육책이다. 장반석 믹스더블 감독은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댓글도 있지만 도를 넘는 ‘악플’ 도 많다. 선수들이 이런 악플을 보면 정신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믹스더블 대표팀 이기정 선수는 “다른 선수들의 기사 밑에 달린 댓글을 보면 50개 가운데 40개는 아무런 근거도 없는 악플이다. 감정을 자제하고 차분하게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주의 사회에선 누구나 ‘표현의 자유’가 있다. 그러나 왜곡된 팬심과 굴절된 분노에서 나온 악성 댓글은 여론의 양극화와 사회적인 갈등만 부추길 뿐이다. 일부 ‘키보드 전사’의 감정적인 악플은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댓글 실명제 등의 제도적 장치 마련에 앞서 네티즌 스스로 무심코 단 감정적인 악플이 칼보다 날카롭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여성국 사회2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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