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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여자 아이스하키’ 경기장 메운 남북의 함성···패배 아쉬움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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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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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첫 경기를 앞두고 10일 밤 경기장인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는 입구에서부터 한반도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코리아 팀’을 응원하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 선수들을 태운 버스가 관동대 정문 앞에 나타나자 한반도기를 든 시민들이 환호했다. 북한 응원단을 태운 버스가 지나갈 때도 마찬가지였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우리는 개성공단에 가고 싶다”고 적힌 현수막을 내건 채 외치기도 했다.

조용하던 경기장은 북한 응원단이 들어서자 한 차례 술렁였고, 경기 시작 40분을 앞둔 오후 8시30분 흰색 바탕에 푸른색 한반도기가 그려진 유니폼을 입은 단일팀 선수들이 링크에 들어서자 엄청난 함성으로 들어찼다. 늦은 밤 추운 날씨에도 긴 줄을 기다려 경기장에 입장한 시민들은 한반도기 혹은 태극기를 흔들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경기가 시작할 즈음 경기장은 거의 만석에 가까웠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과 함께 다른 관중들과 마찬가지로 북한 응원단도 함성을 질렀다.

북한 응원단은 1피리어드 10여분쯤 지나 스위스에 첫 골을 빼앗기자 “힘내라”고 외치며 더 큰 목소리로 응원했다. 입장권 확보 문제로 경기장 곳곳에 흩어져 자리 잡았지만 지휘자의 지휘에 따라 일사분란한 동작을 선보였다. ‘반갑습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까치 까치 설날’ 같이 익숙한 곡을 부르기도 하고, “우리는 하나다” “우리 민족끼리” “조국통일”을 외치기도 했다. 파도타기 응원도 시도했다. 경기가 진행될수록 양팀의 점수 차는 커졌지만 응원은 멈추지 않았다.

북한 응원단은 다양한 복장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전날 개막식 때와 같이 흰색에 붉은 테가 둘러진 털모자와 붉은 상하의를 입은 단원들뿐 아니라 이들 앞에서 푸른색 한복 저고리에 흰 치마를 입고 부채춤을 추거나 흰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율동을 선보이는 단원들도 있었다.

경기 도중 응원을 하지 않을 때는 퍽의 움직임에 집중하며 경기에 몰두하기도 했다. 단일팀이 아쉽게 골 기회를 놓치자 일어나 탄식을 내쉬는 단원들도 보였다.

북한 응원단의 이번 올림픽 첫 경기 응원은 이날 여자 아이스하키 경기 시작 약 2시간 전 진행된 남자 쇼트트랙 1500m 경기에서였다. 응원단은 북한의 이번 올림픽 첫 출전선수인 최은성 선수와 같은 부문에 출전한 한국의 황대헌·임효준·서이라 선수를 응원했다. 하지만 최은성 선수는 예선에서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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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일행 등도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500m 예선을 관람한 뒤 단일팀 경기 시작 5분 전 관동하키센터를 찾았다.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알랭 베르세 스위스 대통령 내외 등과 관중석에 자리잡았다. 문 대통령과 김 상임위원장 사이에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앉았다. 북한 응원단 중 일부는 문 대통령 일행 두 줄 앞에 앉아 단일팀을 응원했다.

퍽이 오가는 대로 고개를 향하며 경기를 집중해 관람하던 문 대통령 등은 단일팀의 골 기회가 왔을 때는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했다. 김여정 부부장도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허탈함을 박수로 달래는 모습이 보였다. 김정숙 여사는 한복을 입은 북한 응원단이 무용으로 선수들을 응원하자 좌우로 몸을 흔들기도 했다. 우리 선수가 득점 기회를 놓쳤을 때는 함께 탄식했다

8 대 0으로 아쉽게 경기가 끝나자 문 대통령 등 우리측 인사들뿐 아니라 김영남 위원장, 김여정 부부장 등 북측 관계들도 모두 일어나 박수를 치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들은 바흐 위원장과 함께 단일팀 덕아웃을 찾아 선수들을 격려하고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강릉|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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