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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데이트폭력, 결혼 후 가정폭력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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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지자체 최초로 서울거주 여성 2000명을 대상으로 데이트폭력 피해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9명은 데이트폭력을 경험(88.5%, 1770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30일 폭력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친밀한 관계에 가려져 해결되기 힘든 구조적 모순이 있는 데이트폭력 피해실태를 파악하고 피해 여성의 관점에서 지원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실시한 '데이트폭력 피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7~21일 서울에 1년 이상 거주한 20세~60세 이하, 데이트 경험이 있는 여성 2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진행됐다.

데이트폭력 피해자(1770명) 중 22%가 '위협 및 공포심'을, 24.5%가 '정신적 고통'을 느꼈다고 답하고, 10.7%는 '신체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적 피해를 입은 190명 중 37.4%는 '병원치료'까지 받았다.

데이트폭력은 유형별(▲행동통제 ▲언어·정서·경제적폭력 ▲신체적폭력 ▲성적폭력)로 시작 시기는 상이하지만 대부분 사귄 후 1년 이내에 폭력이 시작됐다고 응답했다. 대응에 있어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가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데이트폭력 피해자 46.4%는 '상대방과 결혼'했고 이중 17.4%는 '가정폭력으로 이어졌다'고 응답해 폭력성향이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희영 시 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은 "데이트폭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결혼하는 경우 가정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까지 있었다"며, "데이트폭력이 여성폭력의 하나라는 사회적 인식이 약한 데서 문제가 시작된다. 데이트폭력에 대한 예방교육 및 피해지원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매일경제

행동통제가 시작된 시기 [단위: %, 자료제공: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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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가 피해자의 대한 행동통제는 '누구와 있었는지 항상 확인'이 62.4%로 가장 많았으며, '옷차림 간섭 및 제한'(56.8%)이 뒤를 이었다. 행동통제가 시작된 시기 중 '1년 미만'이 전체의 63%를 차지했다.

언·정서·경제적 폭력은 '화가 나서 발을 세게 구르거나 문을 세게 닫음'(42.5%)과 '안 좋은 일이 생기면 너 때문이야라는 말을 한다'(42.2%)가 가장 높았다. 신체적 폭력은 '팔목이나 몸을 힘껏 움켜잡음'이 35%로 가장 많았다. '심하게 때리거나 목을 조름'(14.3%), '상대의 폭행으로 인해 병원치료'(13.9%), '칼(가위) 등의 흉기로 상해'(11.6%)와 같이 폭력 정도가 심한 경우도 10%를 넘었다.

성적 폭력은 '내가 원하지 않는데 얼굴·팔·다리 등 몸을 만짐'(44.2%), '나의 의사에 상관없이 가슴·엉덩이 또는 성기를 만짐'(41.2%)이 가장 많았다. '성관계를 하기 위해 완력이나 흉기를 사용함'(14.7%), '내가 원치 않는 성관계 동영상이나 나체 사진을 찍음'(13.8%)과 같은 피해도 나타났다. 성적 폭력이 시작된 시기 중 1년 미만이 59.5%를 차지했다.

피해자가 전문상담기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는 '피해가 심각하지 않아서'라고 답한 이들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피해의 심각성을 인지했다고 해도 '주변에 알려지는 것이 싫어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는 개인적인 판단에 의해 지원기관을 이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신고한 경우는 신체적 폭력에서 가장 많은 응답이 나왔지만 이 역시 9.1%에 그쳤다.

서울시는 올해 '데이트폭력 상담 전용콜'(02-1366)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데이트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첫 운영해 의료비, 법적지원, 피해자 치유회복 및 역량강화 프로그램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디지털뉴스국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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