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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이슈 박항서의 베트남

‘베트남 영웅’ 박항서, 형에게 “침착하세요. 조용하게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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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아들이 보고 싶어 베트남에 가고 싶네요.”

중앙일보

박항서(59)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의 어머니 박순정(96)씨가 29일 경남 산청군 산청읍의 한 요양원에서 "아들 보러 베트남 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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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59)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베트남의 국민 영웅’으로 떠오르면서 박 감독의 어머니 박순정(96)씨는 29일 경남 산청의 한 요양원에서 허기도 산청군수의 축하 방문을 받고 주변에서 축하 인사가 쏟아지자 이렇게 말했다.

박씨는 4남 1녀 중 셋째인 삼서(66)씨와 함께 박 감독의 고향인 경남 산청군 생초면 어서리에서 살고 있다. 박 감독은 막내다. 수년 전부터 다리가 불편하고 치매 증상을 보여 요양원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치료와 휴식을 병행하고 있다.

박씨는 “내가 아들은 잘 낳아놨지요. 우리 아들이 공부도 축구도 잘했어”라면서 아들 자랑을 늘어놓으면서도 “아들을 어릴 때 많이 돌봐주지 못했다”라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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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축구 역사를 새로 쓴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28일 베트남 국민의 대대적 환영 속에 귀국했다. 대표팀은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 결승전이 열린 중국 창저우에서 이날 특별기를 타고 출발해 베트남 수도 외곽에 있는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사진은 환영 인파에 손을 흔들고 있는 박 감독.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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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박 감독이 베트남으로 떠나기 전 막내아들을 마지막으로 본 어머니는 박 감독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그리움에 눈물을 글썽인다고 한다.

삼서씨는 “어머니가 동생(박 감독) 이야기만 나와도 눈물을 흘리고 자꾸 ‘막내가 있는 베트남에 가자’고 하셔서 난감하다”며 “동생이 베트남 축구의 기적을 일으킨 것도 최근에야 했다”라고 소개했다. 박씨는 이 소식을 듣고는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고 한다.

박 감독은 전날 삼서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고향에서도 박 감독이 화제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침착하세요. 조용하게 지내세요”라고 했다고 삼서씨는 전했다.

박 감독은 이번 설 연휴에 맞춰 고향 집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허 군수는 “박 감독은 우리 산청의 자랑”이라며 “그가 고향을 방문하는 때를 맞춰 생초면사무소 주관으로 고향 집에서 환영 행사를 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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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축구역사를 새로 쓴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28일 베트남 국민의 환영을 받으며귀국했다. 대표팀의 귀국을 환영하는 인파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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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3(23세 이하) 대표팀은 지난 27일 중국 창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시민들은 베트남이 동남아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둔 데 대해 환호했다.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은 대표팀에 1급 노동훈장을, 박 감독과 미드필더 응우옌 꽝 하이, 골키퍼 부이 띠엔 중에게는 3급 노동훈장을 각각 주기로 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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