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조세 블랙리스트서 한국 제외…‘조세회피처’ 오명 벗어

한국이 유럽연합(EU)의 조세 비협조국 블랙리스트에서 50일 만에 제외됐다.

EU 회원국 경제·재정 담당 장관들은 2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서 경제재무이사회를 열고 한국과 파나마,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몽골, 바베이도스, 마카오, 튀니지, 그레나다 등 8개국(자치령 포함)을 EU의 ‘조세 비협조국(Tax Non-cooperative jurisdiction) 블랙리스트’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EU는 지난해 12월 5일 한국을 포함한 17개국을 차별적인 조세제도로 기업의 세금 납부 회피를 돕는 ‘조세 비협조 블랙리스트 국가’로 지정했다.

당시 EU는 한국 정부가 외국인투자지역과 경제자유구역에 투자한 외국 기업에 대해 조세 혜택을 주는 것이 국내외 기업 간 또는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 차별에 해당하는 유해한 제도라고 지정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EU에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일부 문제점의 개선을 약속하며 한국을 블랙리스트에서 제외할 것을 요청했다.

경제재무이사회 산하 ‘행동규범그룹’은 지난 15일 한국을 포함해 8개국을 블랙리스트에서 제외할 것을 공식 제안했고 지난 18일 EU 대사급 대표회의에서 이를 1차 결정했다. 이날 경제재무이사회의 결정으로 한국은 블랙리스트에 오른지 50일 만에 오명을 벗게됐다. 다만 블랙리스트보다 한 단계 낮은 ‘그레이리스트’에는 계속 남게 된다.

EU의 블랙리스트 국가는 당초 17개국에서 9개국으로 줄었고, EU가 지적한 문제점의 개정이나 폐지를 약속한 그레이리스트 국가는 47개국에서 55개국으로 늘었다. 한국 정부가 EU가 지적한 사항 중 어떤 부분을 개선하기로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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