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하면 자궁근종 하이푸로 치료받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최근 자궁근종으로 진단받은 여성들은 이왕 치료받는다면 절개 없이 종양을 제거하는 ‘하이푸’(High Intensity Focused Ultrasound·HIFU) 시술을 선호한다.
하이푸는 인체에 무해한 고강도집적초음파를 체외에서 조사해 종양을 괴사시키는 치료법이다. 자궁근종뿐 아니라 암 치료, 얼굴 리프팅 등에 쓰일 정도로 요긴하다. 하이푸가 특히 자궁근종·자궁선근증 치료에 적합한 것은 자궁의 위치가 기기가 접근하기 좋은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조사 및 치료가 편하니 당연히 예후도 좋다.
자궁근종 하이푸치료는 무절개·무통·무혈 3무 치료로 환자의 심리적 부담이 적고, 합병증이 거의 없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빠른 초경, 비혼·만혼으로 과거에 비해 자궁근종 환자도 젊어지고, 그 수가 늘어난 것도 치료수요가 높아진 데 한 몫 한다. 이렇다보니 작은 의원부터 대학병원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병의원에서 폭넓게 시행되고 있다. 말 그대로 ‘대세 치료’로 자리잡은 것.
하지만 하이푸라고 해서 모든 자궁근종에 100%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일부 병원은 하이푸 자체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한다. 불필요한 환자를 양상하고,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환자에게도 무분별한 시술을 권해 이후 시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경우도 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문의들은 자궁근종의 타입과 위치 등에 따라 시술여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와 관련 하이푸를 적용하기 어려운 자궁근종이 무엇이 있는지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인터벤션 영상의학과 김영선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세포로 이뤄진 타입Ⅲ 근종은 하이푸 효과 없어
자궁에 생기는 양성종양인 자궁근종은 속성에 따라 크게 Ⅰ·Ⅱ·Ⅲ 등 3가지 타입으로 나뉜다. 타입Ⅰ은 콜라겐 성분이 많지만 타입Ⅲ는 주로 세포로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타입Ⅱ는 타입Ⅰ·Ⅲ 속성을 모두 가진 중간 형태로 볼 수 있다.
3가지 근종 중 하이푸 시술은 타입Ⅰ·Ⅱ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타입Ⅲ의 경우 치료 예후가 그리 좋지 않아 시행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III형을 제대로 치료하려면 매우 강력한 하이푸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런 경우 무리한 치료로 자칫 ▲피부화상 ▲자궁내 정상조직 손상 ▲좌골신경손상 ▲소장·대장 손상 등 부작용에노출될 수 있다.
김영선 원장은 면밀하고 섬세한 근종진단 및 치료결과를 위해 자기공명영상(MRI) 유도방식의 MR하이푸를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현존하는 영상검사법 중 MRI는 이러한 자궁근종의 성분비를 가장 잘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영선 원장은 “제대로 된 자궁근종 하이푸치료의 시작은 MRI검사를 통해 환자의 근종 타입을 제대로 체크하는 것”이라며 “검사결과 치료효과가 있는 타입Ⅰ·Ⅱ 환자에겐 권하지만, 타입Ⅲ라면 시술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과거 타입Ⅲ 환자를 대상으로 케이스스터디에 나섰지만 절대 치료효과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여러 임상문헌과 이 분야 전문가들은 자궁근종 타입Ⅲ 환자는 아무리 에너지가 강한 하이푸 장비를 쓰더라도 치료가 어려워 원칙적으로 시행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김영선 원장은 “자궁근종 환자의 약 10%는 치료효과가 없는 타입Ⅲ에 해당된다”며 “일부 병원에서는 자궁근종 하이푸 시술이 모든 상황에 제일 좋은 치료법이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과장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 근종 위치따라 시술 가능 여부 달라져
근종의 속성뿐 아니라 위치도 시술여부를 결정하는 요소다. 가령 자궁근종이 기계적·기술적으로 하이푸 초음파가 도달하기 힘든 위치에 있거나, 내장 등의 위치에 따라 시술 후 합병증이 유발될 가능성이 있다면 하이푸 치료를 시행하지 않는다.
김영선 원장은 “가령 근종 앞에 장이 가리고 있는 경우 합병증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하이푸시술이 어렵다”며 “장이 있으면 공기가 함께 있을 수 있는데, 이때 초음파가 반사되거나 흡수돼 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하이푸 시술은 여성에게 소중한 기관인 자궁의 손상없이 안전하게 근종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옵션이다. 하지만 모든 증상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닌 만큼 이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전문의로부터 면밀한 진단을 받은 뒤 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하이푸치료뿐 아니라 필요에 따라 색전술·근종절제술 등 상황에 따른 치료법을 제시하는 등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다학제적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김영선 원장의 설명이다.
<헬스경향 정희원 기자 honeymoney88@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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