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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평창 G-18]북 ‘평창행 루트’ 미리 밟아 본 현송월 “강릉 사람들 참 따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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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 육로·자유로 타고 서울역…KTX로 강릉까지

현 단장 가는 곳마다 취재 경쟁·환영 인파 몰려들기도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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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등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21일 1박2일 일정으로 남한을 방문했다. 당초 예정보다 하루 늦어진 것이다. 서울을 경유해 KTX로 강원 강릉에 도착한 북한 점검단은 강릉아트센터 등 공연장 후보지를 둘러봤다. 현 단장은 내외신 언론의 취재경쟁 속에 옅은 미소를 머금고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 예술단 140여명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에 즈음해 강릉과 서울에서 축하공연을 할 예정이다.



■ 북 대표단 방남 루트 밟은 점검단

북한 점검단 7명은 이날 오전 8시57분쯤 차량을 타고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했으며, 5분 뒤인 9시2분쯤 경기 파주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했다. 경의선 육로가 사용된 것은 2016년 2월 개성공단 전면중단 이후 처음이다.

현 단장 일행이 이날 이동한 경로는 북한 선수단과 대표단의 방남 루트다. 남북은 지난 17일 판문점에서 차관급 실무회담을 갖고 북한 선수단(2월1일)과 응원단 등 대표단(2월7일)이 경의선 육로로 이동한다는 데 합의했다.

북측 대표단의 방남으로 2016년 2월 개성공단 중단으로 발길이 끊겼던 경의선 육로가 23개월 만에 일시적이나마 열린 것이다.

경향신문

차에서 내린 현 단장은 영접을 위해 기다리고 있던 정부합동지원단 이상민 대외협력팀장 등 남측 당국자들에게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하며 악수를 건넸다. 두꺼운 외투 위로 여우털로 추정되는 목도리를 두른 차림이었다.

현 단장 일행은 CIQ에서 출입경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이 팀장 등과 잠시 환담을 나눴다. 현 단장은 이 팀장이 “워낙 오늘 대외적으로 관심이 많다”고 하자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은 남측이 제공한 버스를 타고 9시17분 CIQ를 떠나 경찰의 호위 속에 자유로·통일로를 거쳐 10시26분 서울역에 도착했다. 북측 점검단은 곧바로 10시50분에 출발하는 강릉행 KTX 0471호 열차 8호차량에 승차했다.

■ “강릉 사람 참 따뜻한 것 같다”

북한 점검단을 태운 KTX 열차는 낮 12시46분 강릉역에 도착했다. 강릉역 앞에는 100여명의 경찰 병력이 통제선을 치고 북한 점검단이 지나갈 통로를 만들었다. 경찰 통제선 뒤에서 기다리던 시민들 중 일부는 박수를 치거나 휴대폰으로 이들의 모습을 촬영했다.

북한 점검단은 씨마크호텔에서 점심을 먹은 뒤 스카이베이경포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경포해변에 있는 고급 호텔이다. 이들은 오후 3시30분 강릉 교동의 황영조기념체육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현 단장은 박수를 치는 강릉 시민에게 손을 들어보였지만, 방남이 하루 늦어진 이유와 소감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체육관으로 들어갔다. 교동에 거주하는 68세 여성은 “남북이 갈라져 있는데 하나가 되는 느낌이라서 좋다”고 했다.

북한 점검단은 황영조기념체육관을 10분가량 둘러봤다. 공연장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점검단은 곧바로 강릉아트센터로 이동했다. 통일부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점검단은 강릉아트센터 측 브리핑을 받고 공연장 내부를 꼼꼼하게 둘러봤다.

북측 점검단은 특히 음향장비에 관심을 보이며 마이크 설치 등 기술적인 사항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음향을 점검하는 듯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이 공연장 밖 로비까지 들려오기도 했다.

현 단장은 “강릉 사람들이 참 따뜻한 것 같다”고 말했다고, 현 단장을 아트센터 환담장에서 만난 강릉시 최성일 올림픽대회추진단장이 전했다. 현 단장 등은 시설에 대체로 만족해했다고 한다.

북한 점검단은 오후 6시11분쯤 강릉아트센터에서 점검을 마치고 나왔다. 이들은 공식 만찬 없이 호텔에서 저녁 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점검단은 22일 서울로 이동해 서울 소재 공연장 후보지를 둘러본 다음 경의선 육로로 돌아갈 예정이다.

<공동취재단·김재중 기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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