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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인터뷰] 비자코리아 사장 “평창올림픽은 웨어러블 NFC 카드 상용화 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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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은 웨어러블 카드를 통해 콘택트리스(contactless·비접촉식) 기술을 한국 시장에 공개하는 첫 시발점(Starting point)이 될 것입니다. 카드가 꼭 네모난 플라스틱이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지난 18일 서울 중구 소공동 비자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이안 제이미슨 비자코리아 대표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롯데카드와 함께 선보인 웨어리블카드가 NFC(근거리통신망) 결제 수단의 상용화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세계 최대 결제 서비스 업체인 비자(VISA)카드는 1988년 서울 올림픽에 이어 30년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두번째 올림픽인 평창 올림픽에서도 공식 후원업체로 나섰다. 비자카드는 평창 올림픽·패럴림픽 선수촌과 경기장, 프레스센터 등 관련 시설 전역에 NFC 인프라를 깔았다. 이 지역에선 비자·롯데카드가 발급한 배지·장갑·스티커 등 웨어러블 카드를 결제 단말기에 가져다 대기만하면 물건을 살 수 있게 된다. 이 웨어러블 카드에는 글로벌 신용카드 표준규격(EMV)이 적용됐다. 이 카드는 해외 NFC 단말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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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비자카드 본사에서 만난 이안 제이미슨 비자코리아 사장. 양복 깃에 평창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 모양 배지 형태의 선불 카드를 달고 있다. 손에 쥔 시계도 비자카드 웨어러블 카드 중 한 종류다./사진= 이민아 기자



다음은 제이미슨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직전 올림픽인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도 반지에 카드를 탑재한 NFC 결제를 시범 운영했던 것으로 안다. 평창 올림픽에서 보여줄 웨어러블 카드는 이전 올림픽과 어떤 점이 다른가?

“가장 큰 차이점은 결제 수단의 상용화 가능성이다. 리우 올림픽은 기술력을 보여주는 ‘콘셉트 상품’을 시험해보는 것에 그쳤지만 평창에서는 대중이 사용할 수 있도록 확산하는 것에 주력했다. 리우 올림픽 땐 NFC 결제 기술을 탑재한 반지 2000개를 나눠주고 시범 운영했다. 플라스틱 카드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좋아할지 시험해 봤고 그 결과 ‘플라스틱 카드가 아니어도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에 롯데카드와 협업했던 배지는 불티나게 팔렸다. 마스코트 수호랑이 있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ㅡNFC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웨어러블카드 외에도 미래의 카드는 완전히 달라질 것 같은데, 어떻게 바라보나?

“비자가 바라보는 결제 시장의 비전은 ‘유비쿼터스’다. 자동차에도, 냉장고에도, 주전자에도 결제 서비스가 삽입되는 식으로 말이다. 결제는 특별한 행위가 아니라 그냥 일상에서 ‘물 흐르듯 발생하는’ 일이 될 것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인터넷에 연결된 첨단 자동차)에 결제 기능을 심는 작업을 시험 중이다. 미국에선 혼다, 현대자동차USA와 영국에서는 벤틀리, 미니 등과 협업하고 있다. ‘비자카드로 결제해줘’라고 말하면 결제가 이뤄지는 식이다.”

ㅡ기존에도 롯데카드는 스티커 카드를 소비자들에게 팔고 있었다. 이번 올림픽 때 내놓는 카드는 어떻게 다른가?

“롯데카드의 예전 스티커카드는 EMV 규격을 따르지 않고 자체 규격을 적용한 카드다. 이번 평창올림픽 웨어러블 카드는 EMV 규격을 따른다. 전 세계 어디서나 비자 NFC 플랫폼이 깔린 곳이라면 언제나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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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올림픽 공식 마스코트 ‘수호랑’ 배지형태의 웨어러블 카드/비자카드 제공



ㅡ롯데카드를 비롯한 국내 카드사들은 비자 등 글로벌 브랜드의 EMV 규격에 대응해 한국형 NFC 규격을 따로 구축하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비자와의 협력이 적군과의 협력 아닌가.

“한국에서는 NFC 결제 방식에 대해 카드사들이 국제기준(EMV)과 별도로 자체 규격도 가져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비자카드를 비롯한 글로벌 브랜드사들은 EMV 규격을 적용한다. 한국 자체 규격을 만들어버리면 글로벌 가맹점에서는 호환이 안 된다. 또 NFC 결제를 위해 소프트웨어를 국내용, EMV용으로 2개를 넣어야 한다. 일을 2중으로 하는 것이다. 5000만명만 쓰는 규격과 30억명이 쓰는 규격의 효율을 생각해야 한다. 다른 글로벌 시장들은 EMV 규격만을 도입하고 있다. 한국이 자체 NFC 규격을 적용하면 한국에 오는 외국인 관광객은 NFC 결제를 할 수 없다.

한국에선 이미 EMV 규격이 적용된 NFC 결제가 가능한 비자 브랜드 카드들이 보급되고 있다. 우리카드, 롯데카드, 신한카드, 현대카드가 EMV 규격을 적용한 NFC결제 가능 카드를 발급했다. 카드 산업의 수익성이 많이 떨어졌다. 힘들어지고 있다. 왜 굳이 많은 돈을 들여 새 네트워크를 도입하나. EMV 규격은 공짜다.”

ㅡ자체 규격을 쓰지 않는 나라가 한 군데도 없지는 않을 것 같은데?

“미국이나 유럽 전역은 EMV 규격을 따른다. 자체 규격을 가지고 있는 곳은 중국 뿐일 것이다. 자국 브랜드사인 유니온페이가 있기 때문이다.”

ㅡ지난 2016년 수수료 인상 이슈로 국내 8개 카드사와 공정거래위원회까지 갔다. 평창 올림픽이 가까워지면서 화해무드인 것 같다.

“한국 카드사들은 그 사건이 있었더라도 여전히 주요한 파트너들이다. 다음 주에는 한 카드사와 협력 40주년 기념행사를 갖는다. 거의 결혼보다도 더한 관계다. 어쩌다보니 이들과 그 부분(수수료 인상 문제)에서는 이견이 있었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을 따를 것이고, 그래도 계속 파트너십을 이어갈 것이다. 공정위 제소 이후에도 카드사들과 관계는 여전히 괜찮다. 대표적으로 최근 흥행에 성공한 신한카드의 딥드림카드도 비자 브랜드로 발급됐다.”

이민아 기자(wo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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