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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 사무총장 "2022년까지 급격한 유가상승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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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022년까지 급격한 국제 유가 상승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17일(현지시간) 미국외교협회(CFR)가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주최한 '세계에너지전망'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히며 유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에너지 분야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비롤 사무총장은 2009년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에너지를 움직이는 영향력 있는 7인'에 선정됐으며 지난해 매일경제가 주최한 세계지식포럼에 주요 연사로 참석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2014~2016년 3년 연속 원유 생산업체들의 설비투자가 감소했는데 이는 상당히 이례적인 것"이라며 "2020년 이후 원유 생산 속도가 둔화하고 공급이 수요보다 모자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다른 에너지 콘퍼런스에서도 "2022년까지 급격한 유가 상승을 초래할 위험이 큰 만큼 상당 규모의 신규 투자 프로젝트가 승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OPEC 국가들 간 감산 줄다리기와 미국 셰일업체들의 생산량 증대 여부에 따라 올해 유가는 큰 변동성을 띨 것"이라며 "경제 위기에 빠진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점도 큰 변수"라고 말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사실상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량이 반 토막 난 데다 앞으로 더 줄어들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비롤 총장은 에너지 시장의 또 다른 변수로 '전기차 시대의 도래'를 꼽았다. 그는 "작년 말 세계 전기차가 100만대에 달했고 향후 20년간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최대 3억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원유 수요를 크게 줄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흥국들 트럭 수요와 전 세계 제트기 이용량 증가, 화학업체들 원유 수요 등으로 전기차 시대의 충격을 흡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이 셰일가스를 생산한 덕분에 액화천연가스(LNG) 순수출국으로 곧 전환하면서 세계 가스시장 구도를 흔들어놓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를 들어 러시아 천연가스를 많이 수입하던 유럽이 미국이라는 대안을 등에 업고 러시아와 가격 재협상을 통해 가스 수입단가를 낮추려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비롤 사무총장은 세계 최대의 에너지 소비국으로 부상할 중국에 대해 "중국 정부가 태양광·풍력 등 클린에너지에 주력하면서 이 분야 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며 "전 세계 태양광 모듈 생산량의 60% 이상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10년 내로 미국을 크게 위협할 원자력 기술 수출국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미국, 프랑스, 일본 다음으로 많은 원전(37기)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전 세계 원전 건설의 3분의 1(약 20기)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무서운 원전산업 발전 속도에 '원전 굴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는 "인도의 에너지 수요 증가 속도가 빨라 결국에는 중국 소비량을 넘어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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