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끝난 유치원, 야외 활동·현장 학습 취소
잿빛 도시 |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중국발 고농도 미세먼지가 연일 한반도를 뒤덮으면서 영유아 자녀를 둔 학부모의 속도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미세먼지로 뒤덮힌 도심. [연합뉴스 자료사진] |
초·중·고등학교가 겨울방학 중인 것과 달리 유치원은 이미 방학이 끝난 곳도 있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유치원을 오가며 마시는 미세먼지가 큰 해가 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18일 한 인터넷 카페에는 "유치원 개학하자마자 미세먼지 폭탄을 맞게 됐다"라면서 "유치원에서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한다며 제시간에 아이를 보내달라고 부탁하는데, 등원을 시켜야 할지 고민이다"라고 걱정하는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학부모도 "미세먼지가 점점 심해지는데 아이 유치원 보내러 밖에 나가는 게 꺼려진다"라면서 "그래도 공기청정기가 있는 유치원에 있는 게 집에 있는 것보다 더 나을까 싶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유치원들도 이런 학부모 우려를 반영해 현장 학습을 연기하는 것은 물론 매일 한 시간씩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바깥놀이도 전면 취소하고 실내활동만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 A 사립유치원은 이번 주에 예정된 모든 바깥활동 계획을 철회했다.
A 유치원 관계자는 "보통 아이들을 데리고 근처 숲으로 야외 활동을 많이 갔는데, 이번 주는 미세먼지로 한 번도 가지 못했다"라면서 "실내에서 줄넘기 등 체육기구를 통한 신체 활동으로 대체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수원시에 있는 또 다른 유치원은 이번 주에 원생들과 눈썰매장에 가기로 했지만, 계획을 취소했다.
이 유치원 관계자는 "최근 학부모들로부터 '혹시 예정된 견학 프로그램이 있느냐'는 문의와 '바깥활동을 하지 말아달라' 는 당부가 쇄도하고 있고, 맨눈으로 봐도 미세먼지가 너무 심해 현장 체험학습을 취소했다"라며 "모든 학급마다 설치된 공기청정기를 온종일 가동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경기도교육청은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도내 25개 교육지원청을 통해 유치원 및 각급 학교에 단계별 대응 방안(고농도예보, 고농도 발생, 주의보 발령, 경보 발령, 발령 해제)을 전파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17일 오후 5시 '익일 예보 24시간 미세먼지(PM 10) 평균농도 81㎍/㎥이상, 초미세먼지(PM 2.5) 51㎍/㎥ 이상'이 예보됨에 따라 이날 대응 단계를 '고농도예보'로 정하고 각 교육지원청 미세먼지 담당자에게 예보상황을 전파했다고 밝혔다.
고농도예보 단계에서 유치원 및 각급 학교는 실시간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며 예정된 실외수업을 다시 한 번 점검한다.
경기도교육청 유아교육과 관계자는 "현재 누리과정은 3~5세 아동에 대해 하루에 한 시간 이상 바깥놀이 시간을 필수로 확보하도록 하고 있지만,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실내에서 신체활동을 하도록 유치원에 지속해서 안내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전역에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내려진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4개 권역 중 아직 3개 권역에서 발효 중이다.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권역별 평균농도가 2시간 이상 90㎍/㎥ 이상일 때 내려진다.
기상청은 19일에도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북, 호남권, 제주권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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